성정문화재단 김정자(55) 이사장은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의 창단 20주년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다음달 2일 개최할 기념음악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20세 성년의 주인공인 난파소녀소녀합창단을 비롯해 금호현악4중주단, 테너 김영환, 소프라노 박정원 등이 출연한다. 수원 팔달구 남창동에 있는 재단사무실을 찾아가보니 아침부터 회의와 축하 메시지 점검, 행사 진행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성년식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기념음악회는 생일잔치에 시민들을 초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수원시민이 난파를 기억하고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합니다.”
김 이사장은 수원시와 지역 언론, 난파를 인정하고 격려해준 음악인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고 덧붙였다. 또 원목을 맡아 18년 동안 무보수로 '정신의 양식'을 준 고명진 (오산침례교회)목사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20년 동안 많이 성장했어요. 지금은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성정장학회, 난파예술원, 난파예술기획, 난파청소년오케스트라,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한 식구입니다. 무엇보다 지역에서 신뢰를 쌓은 것이 큰 재산이죠.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민간 예술단체를 이끌고 계신 분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수많은 민간단체가 명멸하는 문화계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과 2년전 재단법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동력을 물어봤다. 김 이사장은 미소를 띠며 생각을 밝혔다.
“먼저 욕심부리지 않는 것, 200~300년 뒤의 열매를 바라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장 뭔가 이루려고 하면 오히려 초조해지게 마련이죠. 미래를 위해서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과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임했지요. 지휘자 정명훈씨가 축하메시지에 '교육과 문화보급을 함께 해 좋다'고 썼는데 힘들어도 교육부문에 소홀하지 않으려 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김 이사장은 요즘도 문화사업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번 기념음악회 협찬을 위해 방문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다. 20주년이라서 박절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메세나는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누가 저보고 '문화 거지'라고 하더군요. 이 일도 10년 더하고 그만 둘 계획인데, 경기도나 수원시가 난파를 '우리의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20주년 생일에 10년 뒤를 생각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말을 맺었다.
[인터뷰] "내달 연주는 성년식"
입력 200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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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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