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신라의 달밤-엽기적인 그녀-조폭마누라-킬러들의 수다 연타석 장외홈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꿈의 40% 돌파 가시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제작사 명필름 극장 한 관 통째 빌려 장기상영 돌입, 고양이를 부탁해 제작사및 영화인들 고양이 살리기 캠페인 전개'.
이런 두가지는 최근 한국영화계의 명암을 사실적으로 대변해주는 현상이다. 한쪽에서는 상업영화들의 빅 히트 행진이 연잇고 있는 반면 또다른 한쪽에서는 작가주의 영화들의 조기 종영이 이어지는 '부익부 빈익빈'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영화의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마침내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양극화 현상'의 한국영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라는 것이다.
강한섭 서울예대 영화과 교수의 경우는 아예 '한국영화 거품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말 열린 한 세미나에서 “한국영화 붐 현상은 한국영화의 수준 향상이나 수요 증가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영화산업의 약진은 한 두편 초대작 영화의 예외적인 빅히트에 힘입은 반짝경기일뿐 안정적인 지속성이 약하다”며 “현단계 한국영화산업은 눈부신 호황의 시기를 지나는 것이 아니라 눈부신 쏟아붓기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며 거품론을 제시했다.
이에비해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은 영화전문주간지 '씨네21' 최근호의 기고문에서 지금 한국영화 풍토는 문제가 있지만 “한국영화의 상업적인 호조는 인력·자금·기술력이라는 기반과 표현의 자유로움이라는 사회환경에 힘입은 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영화는 블록버스터라는 상업적 전략을 포기할 수 없을뿐 아니라 좀 더 다듬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지금의 한국영화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은 영화관계자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 현상'의 한국영화 풍토는 문제가 있다는데 대부분의 영화인들이 동의하고 있다.
실험정신과 완성도를 갖춘 작가주의 영화들이 관객이 없어 며칠만에 간판을 내리고 제작자들마저 꺼리는 현실은 영화의 질 향상및 문화의 다양성을 해치며 자칫 한국영화의 퇴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코믹과 액션등 상업 장르만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다 70~80년대 황금기를 날려버린 홍콩영화가 좋은 본보기.
어쨌든 한국영화의 '양극화 현상'은 한국영화를 한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해결돼야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영화인들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모처럼 일기 시작한 한국영화붐이 거품처럼 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속에 흥행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명필름 박재현 팀장은 “상업성 강한 대작 규모 대중영화의 폭발적인 관객동원이 한국영화 산업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반대로 저예산영화나 독립영화, 작가주의 영화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한국영화가 다양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배급구조및 극장문화를 개선, 극복하는 방안이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