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펴는 무서운 대기업, 지난 9일 수원 시외버스터미널 건물에 들어선 '메가박스'를 두고 영화인들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말이다.
동양그룹 계열의 '메가박스'측은 개관 당일인 이날 5개관에서 4편의 영화를 하루종일 공짜상영했다. 문제는 공짜상영된 '달마야 놀자' '킬러들의 수다' 등이 같은 지역 극장에서 유료로 상영중인 영화들이라는 점.
메가박스측은 공짜로 입장한 관객수만큼 영화 제작사쪽에 대금을 지불하면서 웬만한 극장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무료입장이라는 개관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영화인들사이에서 '대기업 계열 극장은 역시 다르다'식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영화인들은 메가박스측이 수원지역 후발극장으로서의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지역 극장들이 불가능한 공짜상영과 할인권, 경품제공 등의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영화인들은 다른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제작사들이 공짜상영할 수 있도록 허락한 건 정상적인 입장료 환수라는 부분도 있지만 서울 메가박스를 의식한 부분도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메가박스측의 이같은 공짜상영 등의 이벤트는 기존 지역극장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극장관계자는 “자본을 등에 업고 물량공세를 펴는 메가박스의 공짜상영은 유통질서를 무너트리고 상도의에도 어긋난 것”이라며 “메가박스에 대비해 극장시설을 멀티플렉스화했는데 물량공세까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의 물량공세와 지역 극장간의 관계는 대기업 대형할인점과 지역 시장간의 관계와 엇비슷한 형세라는 점에서 향후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