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수정, 이태란, 백지영, 주병진, 이영자, 오현경.
톱탤런트 황수정씨가 지난 13일 히로뽕 복용 혐의로 구속되면서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물의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연예인은 지
난 6월지방흡입술 파문으로 방송가를 떠난 개그우먼 이영자를 비롯, 음주운
전으로 불구속기소된 탤런트 원미경과 방송인 이종환, 가짜 납치소동으로
대중의 조소를 자아낸 탤런트 김채연, 내연의 관계를 맺었던 매니저와의 불
화로 문란한 연예계의 한 단면을 보여줬던 탤런트 이태란 등 한 손가락으
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지난해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오현경에 이은
두번째 '섹스비디오' 파문의 주인공 가수 백지영, 무면허 음주운전의 탤런
트 김지수, 대마초를 흡연하다 적발된 개그맨 신동엽, 성폭행 혐의로 재판
이 진행 중인 개그맨 주병진 등 각 분야의 연예인들이 여러가지 문제들을
일으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일반인 특히 청소년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이 최근들어 급작
스럽게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자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이 아니다.
이번 황씨의 마약사건이 불거지면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
에 "연예계가 그렇고 그런 곳인 줄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문란한
지는 몰랐다"며 연예계 전체를 싸잡아 도덕의식이 희박한 집단으로 매도하
는 의견을 속속 올리고있다. 특히 황씨가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시청자
들에게 각인돼왔기 때문에 이들의 충격과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연예인이 이처럼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대체로 인기에 대한 중압
감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밤과 낮이 바뀌는 불규칙한 스케줄과 유혹에 쉽
게 노출되는 환경에서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인기에 대한 과중한 스트레
스가 이들로 하여금 일탈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것. 실제로 이번
에 물의를 일으킨 황씨의 경우에도 최근 불거진 각종 스캔들로 인해드라마
및 CF 출연제의가 줄어들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지 인기에 대한 중압감만으로 이들의 일탈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
다는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대중의 인기에
바탕을 두고자신의 삶을 영위해가는 '공인'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일반인보
다 훨씬 높은 수준의도덕적 기준이 담보돼야한다는 것이다.
MBC 예능국의 장태연 부장은 "연예인들이 돈과 인기를 한창 얻고있을 때,
자신이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게 되는 경우를 미리 대비하는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방송복귀에 대해 아무런 기준이 마련
돼있지 않은 것도 이같은 악순환을 반복시키는 궁극적인 원인으로 지적받
고 있다. 연예인들이 마약투여, 성폭행 등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일
정한 시간이 지나면각 공중파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 속에 은근슬쩍 TV에
다시 등장해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이는 결국 연예인들로 하
여금 공인으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책임을 지지 않게하는 분위기를 만들
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방송위원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기
도 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방송복귀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마련돼야한다는것. 방송사들 스스로 여론의 향배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는 '물의 연예인'의 출연시기를 방송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