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권교수(左) 장경철교수
서울 강남지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는 역삼동 충현교회(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신사동 광림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 그리고 압구정동 소망교회(예장
통합측). 충현 광림 두 대형교회가 목회권 세습으로 교계는 물론 사회로부
터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도 4만여명인 소망교회(담임 곽선희 목사)
가 후임 목회자로 386세대인 젊은 신학자들을 추천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곽선희 목사는 2004년 70세로 은퇴를 앞두고 있는 자신의 후임으로 최
근 30대 후반의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장경철 교수(39)와 연세대 신학과 유
영권 교수(36) 등 2명을 당회에 추천했다.
장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장신대를 거쳐 미국 프린스턴대에
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했다. 유 교수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
국 밴더빌트대에서 목회상담학으로 박사학위를 했으며 97∼98년 소망교회
부목사를 지냈다.
소망교회 당회는 내달 중 이들 2명의 후보에 대한 투표를 실시, 후임 목회
자를 결정한다. 장로교에서 후임 목회자 추천은 본래 장로들의 모임인 당회
의 고유 권한이지만 소망교회 당회는 작년 그 권한을 담임목사에게 위임했
다. 이 뜻밖의 위임결정이후 교계 일각에서는 곽선희 목사마저 아들이자
이 교회 부목사인 곽요셉 목사에게 목회권을 세습할지 모른다는 의혹이 끊
임없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작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목회권 세습을 문제
삼고 나온 것은 당시 이미 세습이 결정된 광림교회보다도 세습이 예상되던
소망교회가 목표였다는 얘기도 있다.
소망교회의 한 목회자는 “곽선희 목사는 이번 결정을 통해 그동안의 의혹
을 깨끗이 해소했다”며 “그는 후임 목회자와 2년여 동안 공동으로 목회하
며 업무를 인계한 후 은퇴와 함께 경기 성남시 분당에 개척한 분당소망교회
로 옮겨 아들인 곽요셉 목사와 함께 그 교회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소망교회는 곽선희 목사의 은퇴를 앞두고 교회건물을 개축키로 하고 20
일 기공식을 가졌으며 2003년 9월경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계 일각에서는 곽선희 목사가 추천한 후보들이 너무 젊은 세대인
데다 목회경험도 적어 이들이 ‘포스트 곽’시대의 소망교회를 원만하게 이
끌어 갈지 의문을 나타냈다. 충현교회 김창인 목사가 은퇴이후 이종윤 신성
종 목사 등을 초빙했다가 97년 아들인 김성관 목사에게 목회권을 넘겨준 것
과 마찬가지로 곽요셉 목사의 소망교회 ‘컴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는게 교계의 분위기다.
소망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곽선희 목사가 목회경험도 적은 젊은 세대
를 파격적으로 후임자로 추천한 것은 소망교회가 본래 심방목회가 아니라
강단목회를 통해 성장했고, 21세기에는 담임목사의 기능도 예배시 설교 등
으로 단순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평소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
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