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도립극단 창단 10주년과 정조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올렸던 작품 '정조, 1796'이 화성축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면, 이번 '정조의 꿈'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효심과 화성축조에 얽힌 여러 정황들을 함께 엮어 이상향 건설을 향한 정조의 고뇌와 의지를 더욱 깊이있게 표현하고 있다. 정순왕후와 노론파에 의한 시해의 위험까지 무릅쓰고 직접 백성들을 찾아다니며 화성건설과 이상국가 실현을 역설하는 정조의 절실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이번 작품은 경기도립무용단의 조흥동 예술감독과 경기도립국악단의 최근순 수석단원이 각각 전통춤 안무와 소리지도를 담당하고, 도립국악단원들이 극중 마당패 악사들로 등장하는 등 도립예술단 가족들의 힘이 곳곳에 더해져 충실도를 높인 것이 눈길을 모은다. 당시에 불렸던 두꺼비 소리와 지경소리 등 민요가 불려지고 꼭두각시 놀음이 펼쳐지는 등 음악극의 요소가 가미돼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역사물의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영상과 조명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의 미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한편 정조의 효심을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도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지난 2000년 '정조, 1796'에서 각각 주인공 정조와 정순왕후 역을 맡아 호평받았던 이찬우와 이태실이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안혁모씨가 비운의 사도세자역을 맡았다.
문석봉 예술감독은 “수원 화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200여년전 정조가 꿈꾸었던 이상세계를 살펴보고, 화성 구석구석에 정조의 절실한 애정과 의지가 배어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이 작품을 앞으로 경기도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10~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3시·6시, 14일 오후 2시·5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A석 5천원, B석 3천원. 문의 및 예매:(031)230-3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