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열풍 이후 80년을 전후한 복고풍 영화가 유행하자 이른바 '옥에 티' 시비가 잦아지면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구한 말 이전을 배경으로 한 사극은 역사학자 사이에서나 고증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말지만 가까운 과거를 담은 영화는 꼼꼼하고 총기 있는 관객들의 눈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84년을 배경으로 한 '해적, 디스코왕되다'에서 웨이터들이 디스코를 연습하기 위해 녹음기에 넣는 음악 테이프는 지난해 출시된 이미연의 '연가'다. '챔피언'의 경우는 남산공원길에서 로드워크를 하던 김득구 역의 유오성이 버스에 탄 채민서를 발견하고 달리기 경주를 하는 장면에서는 83번 진화운수 버스가 등장한다. 그러나 81년 당시에는 남산교통이 이 노선을 운행하고 있었다. 옴니버스 영화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에서는 나이키를 좋아하는 주인공 역의 류덕환이 칼 루이스가 나이키를 신고 뛰어 금메달을 땄다는 대사를 읊는데 칼 루이스가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1984년 여름. 반면 영화의 배경은 80년대 초반이다.

이러한 '옥에 티'는 단순한 부주의에서 비롯된 '애교섞인 실수' 수준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려 몰입을 방해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