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지역 미술계가 새로운 기획전으로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젊은 작가 10인의 기발하고 다양한 세계를 소개하는 '환경전환'전을 지난 19일 개막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031-231-7249)에서 오는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말 그대로 미술의 환경을 전환해보자는 취지. 전시를 기획·구성한 윤소희씨는 “점잖은 전시가 아니라 재미있는 전시회를 지향했다”며 “미술의 기존 틀과 세대를 전환해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참여작가들은 이 재단이 운영하는 사이버갤러리 '아트 스페이스 경기'에 소개된 작가 중 최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선정했다. 온라인 상에서만 보던 작품을 오프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이기도 하다.

작가들의 나이는 20대에서 30대 초반. 고성이, 윤은이, 김명진, 최진희, 최은경, 이은, 배성미, 장우석, 신원재, 강국형씨로 아직 무명이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표현 방법과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유망 작가들이다.

개성적인 작품들은 전시관람의 즐거움을 더한다.

신원재(32)씨의 '메모리'는 놀이공원의 녹슨 목마와 전망열차의 설치 작업. 유년의 기억을 통해 순수의 갈망을 느끼게 하며 강국형씨의 '사이버 버드'는 센서를 통해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날갯짓을 한다. 동화책 모양의 설치로 현실과 환상을 표현한 이은씨의 '네버 네버 랜드'는 시각적 즐거움이 있다.

장우석씨의 비닐조각 '산'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좋다. 몽유도원도처럼 환상적인 풍경을 거대한 비닐에 칼로 그린 뒤 벽에 걸어 조명이 닿으면 비닐의 칼집과 벽의 그림자가 이중적 환영을 만들어내고 있다.

평면작업들도 신선하다. 미니멀리즘을 새롭게 해석한 고성이씨의 '안개나무', 탁본 콜라주라는 기법으로 존재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는 김명진씨의 '이식된 형상' 시리즈, 고요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최은경씨의 신표현주의적 작품들, 거친 화면과 입체적 그림의 실험적 기법이 돋보이는 최진희씨의 '눈꽃'도 눈길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