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2424'의 한장면
300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이삿짐에 숨겨 해외로 빼돌리려는 마약밀매단. 정보를 입수하고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위장해 침투하는 검찰. 하지만 초보 검사의 활약(?)으로 검찰의 작전은 꼬여가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검찰과 마약밀매단이 이삿짐을 뒤집기 시작하는데….
18일 개봉하는 영화 '2424'는 화려한 캐스팅에 톡톡 튀는 시나리오로 중무장한 작품이다.

TV 시트콤 '세친구'와 영화 '두사부일체'로 대박을 맞은 정웅인, 화제의 드라마 '허준'의 히어로 전광렬, 영화 '생활의 발견'으로 새 모습을 보여준 예지원, 드라마 '내사랑 팥쥐'에서 인기가 폭등한 김래원, 브라운관을 평정하고 영화계에 데뷔한 소유진까지. '2424'는 캐스팅만 놓고 보아도 대박 예감이 물씬 풍긴다.

또 영화배우 한석규와 씨네21이 공동으로 주관한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제2회 당선작으로 '봉숭아학당'의 대본을 썼던 김형진 작가의 타고난 코미디 감각이 돋보이는 시나리오도 힘을 실어 주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주인공들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일까. 너무 많은 주연급(?) 등장인물이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상황묘사에 급급해 늘어지는 줄거리가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버렸다. 그나마 그동안 조폭 코미디 영화들에서 난무해 영화계를 욕먹였던 싸구려 욕설과 무식한 폭력이 상당부분 배제됐다는 장점과, 어리벙벙한 검사역을 잘 소화해낸 정웅인의 튀는 연기 등이 어울려 영화 보는 맛을 살려주고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크게 세가지 부류다. 한편은 300억짜리 다이아몬드를 고추장 항아리에 숨겨 브라질로 이민을 가려는 마약밀매단 일행. 또 한편은 이들을 검거하려는 검찰·경찰 일행, 그리고 나머지 한편은 그 사이에 끼어버린 진짜 이삿짐센터 직원들이다.

마약밀매단 일행을 이끄는 주인공은 단순무식하면서도 잔머리를 굴릴 줄 아는 조직의 넘버2 박태호(전광렬).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실크패션으로 무장하고 다이아몬드를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 한다. 이에 대항하는 검찰측 주인공은 이들의 뒤를 쫓다 숨진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고 수사를 자원한 초보검사 최두칠(정웅인). 여기에 머리까지 단발로 잘라버린 소유진이 터프한 여형사 독고진 역을 맡아 이삿짐 뒤지기에 나선다. 이삿짐센터 직원 한익수로 등장하는 김래원은 다혈질에 정의감 넘치는 열혈청년으로 소유진과 예상치 못한 로맨스를 엮어낸다. 줄거리에서는 박태호와 최두칠도 모르게 중간에서 사라져 버린 다이아몬드의 묘연한 행방이 감초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친구'로 대박을 만들었던 JR픽쳐스가 제작했다.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