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용인시 죽전택지지구내에서 경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고려시대 청자요지가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송태호) 부설 기전문화재연구원은 지난 14일 고려청자요지가 발굴된 죽전지구내에서 이번 조사를 통해 청자를 굽던 가마 3기를 비롯해 폐기장, 석렬유구 14기 등이 확인됐다고 발굴성과를 발표했다.

길이 12m 폭 1m 잔존높이 0.5m 규모의 가마는 생토층을 굴착해 반지하식으로 만들었고 경사도가 완만한 일자형의 등요로 구조는 연도부, 소성실 2칸, 봉통부로 이뤄졌는데 현재 연소실은 멸실된 상태다.

가마와 인접한 폐기장은 생토층을 굴착해 자기편과 도기편을 폐기했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대접·접시 등의 일상용기와 함께 보살상·나한상 등 불교유물들이 출토됐고 석렬유구에서는 가마의 부속시설로 생각되는 추정공방지와 구들유구 등이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도내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도요지인 용인 서리, 시흥 방산동 등은 모두 백자를 굽던 가마들로 9~10세기때 가마”라며 “도내에선 처음으로 발굴된 청자요지는 11~12세기 가마와 도편들로 고려청자 생산단계의 고려 요업 발달과 도자기 발전과정을 살필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요지와 관련된 공방지 등이 함께 확인돼 가마의 조업 당시 생산활동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청자로 만든 불상이 유물로 남아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는데 이번 발굴과정에서 불교신앙의 대상물인 보살상·나한상 등이 함께 발굴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발굴된 청자요지는 용인지역을 중심으로 경기남부지역을 소비처로 삼는 지방요이고 최근 경기남부지역의 고려분묘와 건물지 등에서 확인되는 청자들은 이 요지에서 구워진 것들로 추정돼 고려시대 청자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연구원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