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미 이프 유 캔'(24일 개봉)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다 톰 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네임 벨류만으로도 화제가 돼왔던 작품. 특히 스필버그 감독이 '프랭크 W 아비그네일 주니어'라는 실존인물을 다뤘다는 사실은 그의 필모그라피를 되돌아볼 때 특이한 것으로 궁금증을 부풀려 왔다. 과연 그가 어떤 인물이기에….

결론적으로 '프랭크 W 아비그네일 주니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끌어들일 만한 요소가 충분한 아주 톡특한 인물이다. 영화에 따르면 프랭크 아비그네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1960년대 실존했던 천재 사기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조 기술과 임기응변을 앞세워 5년여동안 비행기조종사 의사 변호사 등의 자격증을 위조하며 26개국에서 모두 250만달러를 횡령했다.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한 그의 나이는 불과 16살.

FBI 베테랑 요원 칼 핸러티(톰 행크스)에게 붙잡힌 그는 수감생활도중 마음을 바꿔 자신의 천재적 재능과 기술을 정부를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금융사기 예방과 문서보관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매년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세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프랭크 아비그네일 같은 '인생유전'이 또 어디 있을까!

영화는 이런 프랭크 아비그네일의 인생중 16살때부터 정부협력 직후까지를 보여준다. 스필버그 감독은 천재 사기꾼의 능력이나 기술 등의 범죄행각과 더불어 인간적 면모에도 많은 시선을 줬다. 프랭크 아비그네일이 사기행각에 발을 들여놓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부모의 이혼과 가출. 프랭크 아비그네일은 특히 사업이 망하면서 날개가 꺾인 아버지에 대해 안타까움, 연민, 가족 결핍과 보상 등의 미묘한 감성을 갖게된다.

프랭크 아비그네일의 사생활 부분이 '안단테' 리듬이라면, 사기행각은 '알레그로' 쪽이다. 10대 특유의 여린 감성과 자기과시적 치기, 반대로 10대라고 믿기 힘든 뛰어난 두뇌와 임기응변 사이를 오가며 계속되는 프랭크 아비그네일의 사기행각과 그를 뒤쫓는 21년 베테랑 칼의 우직하고 속 깊은 행보는 대립각을 이루지만 시종일관 경쾌하다.

영화에서 프랭크 아비그네일은 미워할 수 없는 심성을 가진 사기꾼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특유의 가족애와 휴머니즘으로 프랭크 아비그네일의 이런 심성을 따뜻하게 뒷받침한다. 프랭크 아비그네일과 칼 핸러티라는 상반된 캐릭터가 충돌하며 빚어내는 적절한 유머가 덧붙여진 영화는, 스필버그 작품으로는 소품에 가깝지만 그 어느 작품보다도 편안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준다. 톰 행크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