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 문화 실험, 성공할까? 부천문화재단이 '문화도시'를 꿈꾸는 도내 시·군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초 지자체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설립된 문화재단인 부천문화재단은 부천시 '문화복지'의 첨병으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여준다.
부천문화재단이 위치한 원미구 중동 복사골문화센터는 공연장, 전시실, 스포츠시설, 청소년수련원, 여성회관 등 다양한 기능의 복합공간이다.
재단의 차별성을 상징하는 곳은 어린이극장(354석)과 카페 '문화사랑'. 어린이극장은 신흥도시 부천의 인구적 특성을 살린 곳이다. 30대 맞벌이부부 가정이 전체인구의 30%를 차지한 데 착안, 어린이 인형극을 상설공연해 가족단위 문화나들이를 항상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당연히 어린이도서관 '동화기차'도 갖췄다. 어린이극장의 운영과 함께 국내에서 흔치않은 어린이축제를 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회를 맞은 '부천어린이세상'(9월6~8일)은 5만명이 참여하는 성황을 기록했으며 전년에 비해 1만5천명이 늘어났다.
카페 '문화사랑'은 고급 카페 못잖은 인테리어로 관 시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렸다. 분위기도 좋지만 더 주목받은 것은 유명 연주자가 줄줄이 출연한 '사랑손님과 함께 하는 문화사랑 토요음악회'(3~12월 매달 1회). 정상의 피아니스트 김대진씨와 비올라 오순화, 첼로 나덕성, 바이올린 피호영, 호른 김영률씨 등이 출연해 클래식음악과 시민과의 간격을 좁혀 호응을 받았다.
복지단체와 NGO와의 네트워킹은 재단이 매우 중시하는 분야다.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을 엮어주기 때문이다. 시내 곳곳 13개 복지관과 연계해 제작한 어린이날 프로그램이 좋은 사례. 모든 복지관이 공유할 수 있는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를 만들어 5월 한 달 동안을 순회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연습실과 동아리모임방 등 공간 지원 외에 '문화도시락' '문화땡땡이'라는 기발하고 친근한 제목의 체험 프로그램을 가졌고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발표회와 문화공연 관람을 마련하기도 했다.
애초 시설관리공단의 문화사업본부로 출발했던 부천문화재단이 독자적 영역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10월1일. 일부 시·군에서 여전히 성격이 전혀 다른 문화분야를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고 있는 점을 볼때 부천시의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재단은 복사골문화센터와 시민회관 등 문화인프라 운영, 문화사업,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정책개발 부문은 시의 미래 모습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분야다. NGO 등 여러 단체와 기관, 시와 보조를 맞춰 정책 개발을 진행하는 데 특히 지난 11월 가진 워크숍은 주목할 만하다. 부천시의 민선3기 3대 핵심정책 중 하나인 '박물관이 많은 도시'(나머지 2개는 공원이 많은 도시, 주차장이 많은 도시)를 위한 워크숍에서는 문화환경 조성과 박물관과의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해 시의 문화정책과 집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외국이나 다른 문화재단과 같은 기금은 없기 때문에 기금 개발에 대한 방안과 전문인력 충원을 과제로 삼고 있다.
손경년 정책연구실장은 “지역특성에 맞는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재정적 여유가 생기면 지역작가를 발굴,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문화재단 차별화된 문화공간 자리매김
입력 200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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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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