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후기 양반가의 여자들이 착용했던 쓰개류의 하나인 '너울'이 처음으로 출토됐다.

경기도박물관은 12일 “서울시 관악구 사당동 산83 일대 동래정씨 흥곡공파 일가의 분묘를 이장하면서 출토된 복식유물을 연구한 결과 조선중·후기 너울로 밝혀졌다”며 “이를 최근 발행한 동래정씨 묘 출토복식 조사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도박물관은 “문헌과 회화에서만 보았던 너울이 처음 발견됨에 따라 조선중·후기 너울의 구성법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이장된 동래정씨 흥곡공파 일가 분묘는 조선초 영의정을 지낸 정광필의 4대손자인 정광경(1586년(선조19)~1644년(인조22))과 그의 부인 여흥민씨(1586~1656), 손자인 정재후(1624~1695)의 묘로 옷가지와 그릇, 묘지석 등 60여점이 수습됐다.

출토당시 영흥민씨의 머리위에 씌워져 있었던 너울은 홑너울로 색상은 청색과 자주색이 섞인 검정으로 군데군데 사각으로 접힌 자국으로 인해 바둑판무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윗변 6.5㎝, 아랫변 55㎝, 길이 70㎝의 사다리꼴 6개를 이어 삿갓형의 모체를 만든 뒤 그 위에 지름 23㎝의 끝이 삼각형인 뾰족한 8개의 꽃잎형태 2겹을 엇갈리게 배치해 연꽃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지름 13㎝의 꽃판을 올려 모정을 만든 형태다.

현재 남아있는 너울은 궁중유물전시관 소장 1점과 고려대박물관 소장 1점이다. 궁중유물전시관 소장 너울은 여흥민씨 너울과 형태·색깔이 다르고 정확한 시대를 추정할 수 없으며 고려대박물관 소장 너울은 여흥민씨 너울과 직물, 구성법, 치수 등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훈(폐백을 드리는 검은색 비단과 붉은색 비단) 5쌍이 출토됐는데 이는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도박물관은 밝혔다.

도박물관 관계자는 “동래정씨 흥곡공파 일가의 분묘에서 여흥민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가 직물종류별로 분류하면 131점에 달할 정도로 많이 나왔고 정광경과 정재후의 옷가지도 출토돼 당시의 염색방법이나 옷 구성법 연구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전통의상의 현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