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큼 커다란 인형들을 매만지는 여성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공주의 노란 머리에는 구슬 장식이 얹히고, 화려한 드레스도 제 모습을 찾아간다. 마치 인형 제작자처럼 능숙하게 인형을 손질하고, 무대 배경을 그리고, 바느질하는 이들은 사실 인형에 대해 전혀 모르던 '초짜'가 대부분이다.

지난 24일 경기문화재단 연습실에서 열린 '인형극 워크숍' 현장을 찾았다. 이들 20여명의 여성은 오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수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2003경기국제인형극제에 참가하는 '워크숍 팀'. 경기민예총(지회장·김영기)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다케노코 인형극장, 캐나다 극단 미스테이크 등 국내외에서 모두 10여개 전문 인형극단이 참가하는데 이들은 그중 유일한 '아마추어 프로젝트 팀'이다.

이들은 지역 문화인력 육성을 중시한 덕분에 무료로 5회 워크숍을 받고 '황금사과를 누가 먹었을까'(5월 4일 오후 1시 수원 효원공원)를 공연한다. 꾸러기인형극단 김명선 대표가 대본과 제작, 인형 조종, 목소리 연기 등을 집중 지도해 한 번의 워크숍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이희숙(33·수원 팔달구 영통동)씨는 “제작부터 디자인까지 다 배울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배워 우리 아이뿐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뿌듯해 했다.

허난(35·수원 장안구 화서동) 씨는 참가자 중 유일한 미혼 여성. 그는 “열심히 연습해 좋은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5월 가정의달 서막을 장식할 경기국제인형극제는 수원뿐 아니라 안산, 시흥, 여주, 용인, 과천, 화성 등지서 순회공연을 갖는다.
문의: (031)235-6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