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제2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열렸다. 규모와 형식에 있어 일정한 완성도를 보인 이번 축제는 지역문화 확립과 지속적 발전의 측면에서 크게 기여하리라 판단된다.

축제에는 해외 4개 단체, 국내 8개 단체, 천상병 특별기획전, 대학생쇼케이스 4개 단체, 야외공연과 로비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4만8천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먼저 공연예술의 독특한 장르인 음악극의 보급과 진흥을 꼽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많은 공연예술축제가 열리고 있으나 어떤 변별적 요소가 있는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이런 가운데 음악극축제는 음악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이번에 초청된 타이완의 '리어왕', 프랑스 빠사지 극단의 '레시프',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국내외 최우수 음악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 축제의 의미를 확인시켜 주었다.

다음으론 지역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싶다. 특히 공연 전 야외무대와 로비콘서트 및 페이스 페인팅, 인라인스케이트 강습 등 무료 행사를 통해 가족 단위의 활발한 극장문화 경험을 유도했고, 특히 '당신도 예술가'라는 참여미술 프로그램은 미래의 문화적 주체가 될 차세대의 문화 역량을 키우는 훌륭한 행사였다. 시민자원봉사단 운영도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지역 문화축제의 입지를 보강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예술 발전과 문화도시 이미지를 크게 높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 시민들에게는 국내외 수준높은 우수작품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했고, 지역 예술인을 적극 수용해 지역예술 발전을 장려하는 축제로서 방향성을 정립했다.

인근 연극관련학과의 대학생 쇼케이스 공연 역시 차세대 공연예술인을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문화도시의 이미지는 언론매체를 통해 직접적 효과를 봤다. 문화 소외지로 꼽히는 의정부가 이 축제를 계기로 기간중 TV·라디오 방송, 중앙 및 지방 일간지 등에서 100회 정도 보도됐다. 이를 통해 의정부는 경기지역의 특성있는 문화 생산지로서 위상을 높였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시민의 체감도 증대를 꾀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 중앙 및 타 지방에서의 음악극 축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의정부 시민들의 문화체감도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저조함을 보였다. 이는 공연문화 향유의 기회가 적었던 지역민들에게 다소 접근이 어려운 고급 문화공연들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내실있는 형식과 규모로의 형식적 보완이 필요하다. 16개팀 31회 공연과 2개 전시, 그리고 25개 팀의 부대행사로 구성된 제2회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의정부 37만 시민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규모가 컸다고 본다.

축제의 규모와 기간을 압축해 밀도있는 구성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찾아오는 축제로 재구성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박상순(경민대 연극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