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신교를 대표하는 진보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전병금 목사)가 지난 10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충남 천안종합체육관에서 1만여명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역사 희년(禧年) 대회'를 개최했다.

기장은 우리 나라 진보신학의 대부였던 고 김재준 목사의 조선신학교(한신대 전신) 설립 사건 등으로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예장)측과 갈등을 빚다 결별, 장로교단이 갈라지면서 1953년 출발했다.

1956년 한국교회사상 최초로 부목사·여자장로제를 도입했으며 이듬해 진보교단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컬 운동)의 중심에 섰다.

특히 1971년 사회선언 지침을 채택한 이래 은명기 목사의 유신헌법 부정 설교와 박형규 목사의 반독재 전단 배포 등을 겪으며 유신체제와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질곡에 맞선 투쟁의 선두에 섰고, 빈민사목과 도시산업선교에도 앞장섰다.

문익환, 안병무, 서남동, 강원룡 목사 등 현대사를 대표하는 개신교 성직자를 배출하며 세를 확장해왔으나, 민주화로의 이행 등 시대적 변화속에 교단의 신학적 기반인 민중신학이 퇴락하면서 지금은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과도기적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1천600여개의 교회와 35만명의 신도를 갖고 있다. 총회본부는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