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자산업의 특징은 철저하게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고 나서서 지원·육성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중국은 참혹하고 혼란스러웠던 문화혁명기에도 도자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보고 오히려 지원육성함으로써 지금의 세계 최대 도자산업 국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도자도시인 중국 강서성 경덕진시는 우리의 세계도자기엑스포와 같은 행사인 2004년 경덕진 천년경전을 앞두고 5천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도시 자체를 탈바꿈하는 작업이 시내 곳곳에서 한창이다.

경덕진시를 비롯해 같은 강서성에 위치한 의흥시 등 전국에 걸쳐 도자기를 생산하는 도시는 많으나 국가를 대표하는 행사를 할 만큼 경덕진시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도자도시이다.

중국의 도자업체는 소규모의 민간 업체가 있기는 하나 대규모 업체는 대부분 국가소유이다. 때문에 중국 도자산업은 관 주도로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생산에서부터 수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정부에서 나서서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신력을 갖는 것도 하나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경덕진시는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이다. 인구 140만명에 5천228㎢의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농업도시로 1인당 연간 생산액이 우리 돈으로 60만원에도 못미치는 가난한 도시이다.

중국의 도자산업은 규모면에서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경덕진시도 총인구 140만명 중 도예업체(423개) 종사자수만 7만여명으로 대략 인구 20명 중 1명이 도예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경덕진시는 당대부터 해외로 도자기를 수출했으며, 송·원·명대에는 황제 직속의 가마인 관요(官窯)를 둬 지금까지 세계 최고·최대 수준의 도자제작 기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도자산업의 발전 비결은 무엇일까. 명나라 때부터 도자기 굽는 기술은 물론 토질, 채색방법 등 모든 제작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심지어 황제가 서양 선교사들을 끌어들여 그들로부터 습득한 원근법을 도자제작에 접목시키고, 이러한 제작과정 일체를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고 계승해 그들만의 월등한 도자산업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중국 경덕진시에 산재해 있는 도예업체들은 관광객들에게조차 도자기 제작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도자기만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도자대학만 경덕진과 베이징 등 6개에 달하는 데다 대학마다 정원이 2천명 전후인 학생들에게 도자 관련 디자인, 색채, 토양 등을 집중 연구케 한 뒤 배출하고 있다.

실제로 경덕진시의 중소도자업체인 가양공사는 스스로 작은 규모라고 하는데도 70명에 달하는 도자대학 출신의 유능한 종업원이 철저하게 분업화해 제작에 임하고 있으며, 이 작품들을 대부분 일본 홍콩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 도자업체 대부분이 직원 5~6명 안팎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더군다나 중국의 도자업체에서 근무하는 도자대학 출신의 유능한 종업원들의 봉급이 인민폐로 2천위안, 우리 돈으로 30만여원에 불과하다. 또 우리 나라에서는 100만원을 웃돔직한 송·명대 도자기를 재현한 작품이 우리 돈으로 10만원도 안되게 거래되고 있어 한국과 일본의 도자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경덕진시 세계도자센터 한편의 공방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공예미술대사, 즉 도자공예로 인간문화재의 경지에 올라 중국 최고 권력자들로 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는 유원장(63)씨는 관우 장비 유비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영국의 대영박물관, 중국의 중앙미술대학 등에 중국의 대표적인 국가예술품으로 진열돼 있을 정도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 강서성 도예연구소에만 500여명의 연구원들이 전문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것을 비롯 중국내에 크고작은 도예연구소만 수천개에 이르고 도자대학의 재학생들이 학교보다 기숙사가 클 정도의 환경에서 마케팅, 열구조, 재료공학, 디자인을 공부하며 세계도자시장 석권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