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택 연출의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포스터와 막간에 나오는 캉캉춤 장면.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연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훈훈한 신파극과 악극은 추석 연휴의 문화 나들이로 손색이 없다. 오는 12~13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는 이윤택 연출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가, 13~14일 수원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는 '고향무정'이 공연돼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손짓한다.
 
먼저, 의정부예술의 전당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1936년 동양극장에서 초연된 신파극을 이 시대 최고의 연출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윤택(연희단거리패 대표)이 새로운 감각으로 손질해 정통 신파극과 가극으로 재탄생시켰다.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있다'는 극중 노래 가사로 잘 알려진 작품.
 
이윤택은 변사의 전통을 계승하고 광대 마임, 마술에 아카펠라, 캉캉춤 등 화려한 막간극을 결합해 예술성과 재미를 배가했다. 신파극 특유의 향수어린 분위기에 현대적 감각을 덧씌운 연출 덕분에 지난 봄 서울공연에서는 악극으로선 드물게 젊은층 관객을 상당히 끌어모았다.
 
줄거리는 대학생 철수와 여동생 홍도의 비극적인 가족사. 오빠의 공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 노릇을 하던 홍도는 오빠의 친구이자 대갓집 자제인 광호와 결혼한다. 홍도는 모진 시집살이를 견뎌내지만 광호가 유학간 사이 시어머니와 남편의 전 약혼녀 혜숙의 모함으로 부정한 여인이 되고, 돌아온 남편에게 버림받자 누명을 씌운 혜숙을 비녀로 찔러죽인다. 철수의 중재로 모든 사실이 밝혀졌으나 홍도는 자신의 뒷바라지로 순사가 된 오빠의 오랏줄에 묶여 잡혀간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공동주최하며 13일 오후 2시 30분에는 야외광장에서 줄타기 인간문화재 김대균과 풍물패가 꾸미는 추석민속놀이한마당이 진행돼 명절 분위기를 더한다. 공연시간은 12일 오후 7시 30분, 13일 오후 4시, 입장권은 S석 3만원, A석 2만5천원, B석 2만원이다. 예매 및 문의:(031)828-5841~2
 
수원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되는 악극 '고향무정'은 인기 탤런트 전원주를 앞세운 훈훈한 서민극. 달동네 한지붕 네가족의 이야기가 가난했지만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던 정감넘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집 주인 김세득과 업둥이인 사실을 모른 채 귀염둥이로 동네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란 혜영, 막노동꾼 홀아비 박만길, 홀홀단신 월남해 북의 가족을 그리며 사는 대룡노인,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뚱순이 영남댁과 동네방네 안 끼는 데 없는 감초아줌마 하성댁 전원주가 알콩달콩한 삶의 이야기를 엮어낸다. 업둥이 혜영의 생모인 폐암 말기 환자 주연과 혜영의 처음이자 마지막 상봉이 극의 클라이맥스.
 
혜영 생모 역에 가수 김하정, 혜영 역에 이혜근, 김세득 역에 양형호 등 안방극장에서 자주 보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공연시간은 양일 모두 오후 4시와 7시, 입장권은 S석(1층) 4만원, A석(2층) 3만원이다. 예매 및 문의:(031)243-6616 /류주선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