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째 수도 생활속에서 끊임없는 자기도전과 작품도전, 실험을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초지일관 고수해 온 한국화가 하영희(베네딕다)수녀.

베네딕다 수녀는 1976년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4년 미국 라로쉬대학 교환교수를 거쳐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 강의를 하고 있다.

베네딕다 수녀는 자연 안에서의 흙, 풀 동양의 질감인 화선지, 아교, 보루지, 먹 색채의 배합으로 균열에서 나온 선과 면, 형상미를 표출한 자신의 독자적 창의성, 생동감있는 표현을 화폭을 통해 보이고 있다.

베네딕다 수녀는 1977년 서울 미술회관에서 첫 번째 작품전을 시작으로 현재 여섯 번째 작품전을 서울 가톨릭 출판사 신관에서 오는 30일까지 '평화의 길, 생명의 길, 희망의 길'이란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전은 창세기에 하나님의 역사속에 창조된 지구와 우주의 원초적인 모습, 지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원형상적인 흔적, 자연의 섭리와 조화로운 새 생명의 잉태 과정에서의 균열적인 형태미 시리즈로 표현하고 있다.

또 한국성을 바탕으로 시골의 초가집 흙벽에 갈라진 틈에서 형성되어지는 균열의 미, 가뭄이 들어 논바닥 위에 갈라진 틈새에 나타난 균열의 미,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자연의 미를 오래된 화폭의 균열과 균열사에 얼룩진 형태의 흔적에서 그의 새로운 자연의 미감을 발견할 수 있다.

베네딕다 수녀는 “우주와 주인을 조화시키는 작업은 우리 하나 하나의 과제이기에 영의 움직임을 균열의 선과 균열의 연결의 일치라고 보고 이번 주제를 '평화의 길, 생명의 길, 희망의 길'로 정하고 화폭을 통해 다양한 동양화의 재질과 기법을 사용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 “먹의 예술을 통해 흑과 백의 조화, 동양예술의 지체가 서양을 담을 수 있는 여백이 있고 동양의 심층을 표현할 수 있는 화면에서의 그 깊이와 그 높이를 폭 넓게 표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