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경기도립국악의전당(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산 21의1)이 심각한 공간 부족과 일부 공연시설 부적합 등으로 설계변경 등 보완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개관 전부터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는 낙인을 면치 못하게 됐다.
도립국악의전당은 경기도가 지난 2002년 6월 부족한 문화인프라 구축과 국악 활성화를 위해 한국민속촌 인근 대지 3만5천570㎡에 건축면적 3천805㎡, 연면적 5천450㎡의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착공, 오는 4월 2일 준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개관과 함께 이 시설을 수탁운영하게 될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측이 지난달 28일 사전점검한 결과, 도립국악단원 80명과 사무인원 15명 등 약 100명이 상주하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심지어 주요 무대시설인 음향·조명 부스 등은 위치가 맞지 않아 개·보수를 비롯한 설계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립국악의전당은 공연장(596석)·대연습실로 구성된 공연장동, 사무실·연습실·레스토랑이 있는 관리동, 기념품 판매소가 있는 판매동 등 크게 3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관리동 공간 부족이다.
국악단은 음악의 특성상 민요·사물·현악·관악·타악 등 파트별 연습실이 필요하고 악기보관실, 소품실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도립국악의전당에는 전체가 모여 연습하는 대연습실 외에 연습공간으로 할애된 것은 3~4평 규모의 작은 방 2개뿐이다.
더욱이 15명의 사무인력이 근무할 사무실 용도의 방도 같은 규모의 방 2개여서 책상과 집기를 놓을 공간마저 부족한 상태다.
특히 최근 문화시설의 중요한 역할로 인식되고 있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연수 등을 운영할 교육공간도 전혀 고려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직원용 식당도 없어 관람객을 위한 레스토랑을 사용해야 될 처지다.
주요 무대시설인 음향·조명 부스의 경우 위치가 지나치게 높고 구식으로 설계돼 있어 당장 설계변경이 시급하고 공연장 옆 대연습실은 방음장치가 부족해 소리가 새나갈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착공일보다 늦게 부지가 확보된 진입로와 증설주차장은 준공일보다 한 달여 늦은 5월 중순께나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미리 입주해 개관페스티벌을 준비하려던 도문예회관 측의 일정 차질은 물론, 건물 준공 이후 관리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관 측 관계자는 “애초 국악단 상주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공연장 시설로 설계된 데다, 공사과정에서도 사용자 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경기도건설본부 측과 협의해 준공 전에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최대한 사용자 입장을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립 국악의 전당, 준공 앞두고 설계 변경 불가피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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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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