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오케스트라의 한계를 벗고 정통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선언한 경기도립오케스트라가 첫발을 내딛는 연주회를 지난 4~5일 이틀밤에 걸쳐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가졌다. 유광 예술감독이 지휘한 이번 제53회 정기연주회는 특히 루마니아의 바이올리니스트 가브리엘 크로이토루를 초청, 관심을 모았다.

기자는 로시니 '도둑까치 서곡',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 1번',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을 연주한 5일 연주회를 감상했다. 폭설이 내린 전날 연주회에 비해 관객이 늘었다곤 하나 청소년층이 많아 분위기는 예상만큼 잡히지 않은 채 연주에 들어갔다.

첫 곡을 통해 전체적으로 소리의 밸런스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꼈다. 각 악기군이 긴장감을 갖고 연주에 임한 가운데 현 파트, 특히 바이올린 파트는 전에 비해 정비된 사운드를 구사했다. 하지만 목관의 자신감 부족은 아쉬움을 남겼다.

'바이올린협주곡 1번'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가장 기대를 건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흡족하지 않았다. 크로이토루는 과장없는 유럽스타일로 흠잡을 데 없는 연주를 했고 2악장 아다지오에서는 유려함이 빛났다. 문제는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다. 객석에서 눈치챌 정도로 호흡이 맞지 않아 연주의 긴장감과 집중도가 떨어져버렸다. 청중의 반응 역시 음악에 흡인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홀 음향 때문인지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창백했는데, 각 악기군마다 소리의 질감을 좀더 풍부하게 살리면 생동감이 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번 연주회는 도립오케스트라로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으나 촉박한 일정과 날씨 등 여러 요건이 받쳐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11일 서울예술의전당 연주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