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사 극락보전의 '솟을모란꽃살문'.
'꽃살문'. 법당의 안과 밖을 구별하는 경계이자, 부처와 중생을 이어주는 연(緣)이라고 해서 '해탈의 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존하는 국내 꽃살문 중 가장 오래됐다는 내소사 대웅보전의 빛모란연꽃살문을 비롯해 선암사 원통전의 모란꽃살문, 범어사 팔상전의 격자매화꽃살문,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의 솟을꽃살문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 개막해 내달 26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과 중앙홀에서 열리는 '해탈의 문-사찰 꽃살문'展. 부산 범어사 관조(觀照·61) 스님의 꽃살문 사진 70여점과 나무통판을 투각해 만든 '통판투조꽃살문'(목아박물관 소장) 실물,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윤장대(輪藏臺·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인 경북 예천 용문사 윤장대의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기획, 전국 순회를 하는 중으로 광주·제주·부산에 이어 네번째로 경기도를 찾아왔다.
 
관조 스님은 사진을 통해 한국 불교의 아름다움과 불법을 전파하고 있다. 1978년 사진을 시작한 그는 '사찰 꽃살문'(솔출판사) 등 10여권 사진집을 출간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사진전을 여는 등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동아미술대전 미술상, 현대사진문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가 전국 22곳의 사찰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렌즈에 담아낸 작품들이다.
 
사찰에 중요한 부분인 절집의 문은 종류와 형태도 다양하다. 세로로 살을 지른 '날살문', 날살문에 가로살의 띠를 두른 '띠살문', 날살과 띠살을 일정한 간격의 사각형으로 짠 '격자살문', 날살과 띠살을 마름모꼴로 짠 '빗살문', 사각형을 상하 좌우로 서로 이은 '숫대살문', 격자살과 빗살을 혼용한 '솟을살문', 솟을살에 모란 국화 연화 등 꽃을 새겨 넣고 단청한 것으로 가장 화려한 형태인 '솟을꽃살문' 등 구상과 추상을 아우른 조형감각은 현대미감에도 뒤지지 않는다.
 
관조 스님은 “부처와 중생을 이어주는 엄숙한 경계를 치장한 꽃살문에는 경건한 신앙심과 민중의 마음이 결합되면서 단순하고 소박하며 따스한 정감이 어려 있다”면서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도박물관(관장·이종선)은 부대행사로 오는 5월9일에는 '관조 스님과 떠나는 꽃살문 답사여행'을, 5월 1·15·26일 오후 3시부터는 '가족과 함께하는 불교영화 감상' 등을 마련한다. (031)288-5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