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안양점 7층 롯데화랑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현대 생활도자 예술의 지형도를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오픈해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韓·日·美 도예전-흙이 말하다'에는 한국 도예작가 이양재, 전동화, 전성근, 황갑순, 황예숙 등 5명과 일본 도예작가 와다나베 후사코, 야마다 히로유키, 마츠모토 마사키, 다렌다몬테 등 4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생활도자는 '무기교의 기교', '순박한 투박미' 등으로 불릴 정도로 거친 재료의 본래적 성질을 드러낸 작품이, 일본의 생활도자는 국화와 칼로 대표되는 국민성 답게 깔끔하면서 세련미가 돋보이는 작품이 각각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같은 양국의 감각적 표현방식이 뒤바뀌고 있다. 일본은 오히려 우리 것을 전승해 투박한 물질성을 살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전통을 버린채 일본의 세련미를 뒤늦게 쫓아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게 미술평론가들의 지적이다.
이진형 롯데화랑 큐레이터는 “일본의 세련미를 답습하는 작가들에게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 세계 도자예술을 리드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깨달음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획의도답게 한국측 작가의 작품들은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져 있다.
순박한 투박미에 조형성을 강화한 생활자기를 제작하는 전동화나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크리스티 경매회사에 두점이 판매될 정도로 전통자기의 형태성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는 전성근, 현대 서구의 미니럴리즘적 경향을 현대도자에 접목시켜 생활자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황갑순 등의 작품이 그렇다.
반면 물레성형없이 손작업으로 하는 핀칭기법을 통해 차 도구를 제작하는 와다나베 후사코, 한국과 일본의 옛 건축에서 현대적 생활자기의 조형성을 자연적 형태로 최대한 풀어내는 야마다 히로유키, 우리나라 옛 분청의 현대적 계승을 추구하는 다렌다몬테 등 일본측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전통성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031)463-2715.
韓·日·美 도예전-흙이 말하다
입력 200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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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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