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민인기)이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매년 선보이고 있는 '레퀴엠(Requiem)' 연주회가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옛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프랑스 작곡가들 두 사람의 작품을 준비했다. 가브리엘 포레(G·Faure, 1845~1924)와 모리스 뒤뤼플레(M·Durufle,1902~1986)의 '레퀴엠'이다.
 
포레의 '레퀴엠'은 서정성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전 세대의 레퀴엠과 다르다. 전 세대가 필멸(必滅)의 존재로서 신 앞에 왜소한 인간의 죽음을 격렬하고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면 그는 인상파 특유의 간결함과 물흐르는 듯한 멜로디로 신의 품안에서 평안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악기의 선택에서도 날카로운 바이올린보다 다소 어두운 음색의 비올라를 많이 사용하고 목관과 금관의 사용을 자제한 대신 부드러운 음색의 호른 만을 사용했다. 구성은 입당송·키리에(긍휼히 여기소서), 봉헌문, 상투스(거룩), 피예 예수(거룩하신 예수), 아누스 데이(신의 어린양), 리베라 메(나를 구원하소서), 인 파라디숨(천국에서) 등 7부로 돼 있다.
 
뒤뤼플레는 포레의 말년기를 함께 호흡했던 음악이론가이자 작곡가다. 레퀴엠의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그는 선배 포레의 장점을 흡수하면서도 그레고리안 찬트를 이용한 '메아리 기법'으로 독창성을 발휘했다. '메아리 기법'은 각 절의 마지막 부분을 두 악기나 성부가 엇박자로 연주해 메아리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곡의 구성은 입당송·키리에, 도미네 예수 그리스도(주 예수 그리스도), 상투스, 피예 예수, 아누스 데이, 룩스 아에테르나(영원의 빛), 리베라 메. 곡 전체적으로는 그레고리안 찬트를 도입해 화음과 멜로디, 리듬의 방향을 잡아 통일감을 주고 전곡을 다시 3부문으로 나눠 크게 '메아리 기법'을 사용했다. 중세 교회음악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분석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은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주회는 민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국립경찰교향악단의 관현악, 이기정·신수정의 피아노 반주로 진행된다.
 
입장권은 A석 5천원, B석 3천원이다. www.artsuwon.or.kr에서 예매 가능하며 인터넷 회원은 10% 할인된다. (031)228-2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