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서 22~30일까지 열리는 '회화의 조건'展이 바로 그것.
환영의 시각적인 자극으로 관람객들에게 그림을 보는 또 다른 묘미를 전해줄 이번 전시에는 경지연, 유승호, 김현희, 김동유, 한수정, 김재홍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우리 눈에 보여지는 대상인 사물이나 풍경의 직접적인 표현만이 아닌 또 다른 시각적 일루전 효과를 찾아볼 수 있는 평면 회화작품 25점을 선보인다.
작가 경지연은 이중색의 사용과 단순한 선의 끊임없는 반복 그리고 겹침의 효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꿈틀대는 듯한 손의 이미지와 여러 움직임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유승호의 작품은 일종의 문자로 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떤 내용을 읽기로써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문자를 작품 속에서는 반복되고 모여서 보여지는 어떠한 형태가 되어 전체 또는 부분으로서 이미지와의 관계를 이루도록 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작가 김동유는 작품에 가까이 했을 때 보여지는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여러 변형과 반복을 거듭하며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수많은 고흐의 얼굴이 마릴린먼로의 초상이 되는가 하면 먼로의 얼굴을 반복시켜 장미꽃을 그려내고, 온갖 나비들이 모여 이중섭의 얼굴과 반가사유상으로 그려냈다.
김재홍은 우리 자연과 산하의 일상적 풍경을 좀 더 진지하게 다뤘다. 야산을 잠자는 거인의 얼굴과 가슴 등 신체로 비유해 내면서 파헤쳐지고 훼손되어 상처 입은 자연의 모습과 그로부터의 경고 메시지를 담아냈다.
김현희는 반투명하게 비치는 얇은 천 위에 겹겹이 표현된 나무의 형상들로 단순히 시각적인 상징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의 상상 속에서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공감각의 풍경으로 받아들여지게 작품을 만들었다.
한수정의 작품에서는 멀리서 바라보면 분명 하나의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서면 이내 의미를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선들이 놓여진 여러 장의 종이가 중첩되어 만들어낸 '환영'임을 깨닫게 한다. 문의:(032)430-111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