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경기도를 중심으로 새롭게 태동한 '실학(實學)'의 대중화와 실용화를 위한 '실학 페스티벌'이 올 가을 실학의 중심지였던 수원과 남양주 일대에서 열린다.

경기문화재단(대표·송태호)과 실학축전집행위원회(위원장·임진택)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실학축전 2004 경기' 프로그램을 확정, 발표했다.
 
오는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실학축전은 '개혁, 실용, 민생'을 주제로, '실학의 재발견 및 생활의 재창조'란 슬로건을 내걸고 경기문화의전당, 효원공원, 수원 화성, 남양주 다산유적지 등 각지에서 펼쳐진다.

임진택 위원장은 “경기도와 재단이 4년 전부터 경기도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통일한국·동아시아의 중심지로서 경기지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실학 현양 사업'을 추진해 왔던 것을 이번 축전을 통해 집대성하고, 그 결과물을 토대로 문화·과학의 시대에 경기도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이번 실학 축전은 학문·사상으로 난해한 실학사상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현대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은 실학을 주제로 한 각종 공연과 전시회, 유적 답사, 심포지엄 등 다양하게 마련됐다.

공연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화성 낙성연(落成宴) 재연과 산대희(山臺戱) 복원 무대.

낙성연은 1796년(정조 20년) 수원 화성 축조를 기념해 화려하게 열렸던 위문잔치로 재현 행사는 9월28~29일 이틀간 낮 12시 화성행궁에서 개막무대로 펼쳐지게 된다.

산 모양을 본뜬 커다란 무대인 '산대'에서 펼쳐지는 산대희는 예부터 국가의 경사가 있거나 중국의 사신이 왔을 때 열리던 공연이었다. 줄타기, 호인극(가면극), 남사당 놀이 등 각종 민속연희로 구성되는데, 민족예술단 우금치와 국악인 김덕수씨가 이끄는 한국예술종합원 연희과 학생들이 함께 복원 무대(행사기간 매일 오후 7시 수원 효원공원)를 선보인다.

또 명사들로 구성된 '성숙한 사회 모임'의 마당극 '변학도의 생일날', '소리여새'의 실학 창작 판소리, 극단 길라잡이의 '다산선생님과의 하루' 등도 공연된다.

참여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미래를 여는 여성실학'이란 주제로 '축제로 만나는 규합총서'가 행사기간중 효원공원과 나혜석 거리에서 펼쳐진다. 빙허각 이씨와 여성생활백과사전인 규합총서를 소개하는 전시마당을 비롯해 마당극 '빙허각 이씨를 만나러 가세'의 공연마당, 21세기 신규합총서의 참여마당, 빙허각 이씨와 여성실학 등 토론마당, 여성들이여 실학의 주체가 되자 등 홍보마당 등으로 열린다.

이 밖에 실학 관련 영상과 도서 등을 전시하는 '실학 바로알기 전시전', 환경보호·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한 '에코 실용박람회', 실학의 현재성을 알아보는 학술심포지엄 등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주최측은 올해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앞으로 매년 또는 격년에 한번씩 계속 축제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