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문예부흥의 정신적 기반이었던 실학을 현대적 축제로 풀어낸 '실학축전 2004 경기'가 오는 2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수원 화성행궁, 효원공원, 경기도문화의전당,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 10월 3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경기도가 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하는 행사로 경기문화재단과 실학축전집행위원회가 주관해 전통연희 복원과 전시, 공연, 체험, 학술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실학 정신의 현대화 작업으로 주최 측이 내세우는 행사는 '에코실용박람회'. 생태와 환경 등 미래지향적 가치를 실학정신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박람회로 에코 발명품과 에코 자동차, 자원재활용 제품, 에너지 절약기기 등을 전시한다. 재활용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종이공예와 에코자동차 시승 등 체험행사와 퀴즈쇼 등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다.
 
화성행궁 '낙성연'과 '산대희'는 전통연희 복원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낙성연'은 1796년 10월 16일 화성의 낙성을 축하하기 위해 펼친 위민잔치. 당시 정조가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주최 측은 정조의 애민정신을 계승해 노인과 장애인, 북한 이탈주민 등과 함께 주한외교사절도 초청한다. 낙성연은 이번에 처음으로 재연되며,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도립예술단과 정재연구소의 궁중가무악, 줄타기, 24반무예 등을 펼치며 떡메치기, 민속놀이, 가훈써주기 등 체험마당도 열린다.
 
산대희는 19세기말 사라진 이동무대인 산대를 복원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주임교수·김덕수)의 전통연희와 동춘서커스단의 서커스, 김대균(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기능보유자)의 줄타기 등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연희를 보여준다. 이번에 재연되는 산대는 비교적 적은 규모의 예산대. 양주, 퇴계원 별산대놀이의 젖줄인 산대희를 처음 재연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축제 속의 작은 축제로 꼽히는 행사는 '축제로 만나는 규합총서'다. 여성을 주체로 내세운 여성실학축제로서 생활의 주체인 여성의 눈으로 보고 즐기고 의미를 찾는 웰빙 축제다. 천연염색 프로젝트, 리폼 프로젝트, 개성의 난전, 요리, 토크쇼, 연극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규합총서(閨閤叢書)'는 1809년 빙허각 이씨가 가정살림의 지침되는 일을 기록한 조선시대 가정생활백과전서. 200년전 의식주 등 생활의 지혜를 현대에 되살리는 행사다.
 
이밖에도 수원의 극단성이 꾸미는 역사재현극 '정조대왕', 강지원 변호사,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 김태길·손봉호 교수 등 사회 명사들이 꾸미는 특별공연 '변학도의 생일날'이 공연물로 눈길을 끌고 있으며 실학서예탁본전, 실학바로알기 입체전시전이 열린다.
 
또한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는 실학을 토대로 만든 창작 판소리 '정약용' '호질' '빙허각 이씨' 등이 공연되며 실학유물체험마당 등이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www.silhakfestival.com 참조. (031)267-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