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만석공원내 자리한 수원미술전시관(관장·강상중, 031-228-3647) 3개 전시실에서 오는 25일까지 동시에 '조각'을 테마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깊어가는 가을, 조각작품을 감상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어! 쇳덩어리가 물에 뜨네-박용국 개인전
어른의 몸집보다 2배나 큰 쇳덩어리가 과연 물에 뜰까? 아래 위가 뼈족한데 물에 가라앉지 않을까?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박용국(42·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수상(水上)조각'展을 본 관람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이 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물에 뜨죠”라고 간단히 답한다. 과학적 원리다. 상하 좌우의 비례와 균형이 맞으면 물에 뜬다. 단, 완전한 쇳덩어리가 아니라 속이 빈 스테인리스로 만들었다.
최근 폐막한 파주 황포돛배 선착장 등 임진강 일원에서 열린 '임진각 시각예술제'와 안양시 안양천 일원에서 열린 '안양천 프로젝트'에서 이미 작가는 수상조각품을 직접 임진강과 안양천에 띄웠었다.
이번 전시는 '역사시리즈' '타임캡슐시리즈' '블록시리즈' '유기체시리즈' 등 고고학적·생물학적 접근을 통한 조각작품 연작에 이어 최근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자연친화적·물리학적 접근의 '수상조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아쉬운 점은 전시실을 물로 채울 수 없는 탓에 작품만을 선보인다는 데 있다. 전시작품은 대형작품 6점, 소품 10여점 등이다.
작품은 모두 물 위로 떠다닌다. 풍향계와 맞물린 프로펠라 등이 바람으로 인해 부유한다.
작가는 “스테인리스는 물에 띄워도 오염되지 않는다. 바람만 있다면 작품 자체가 움직인다. 자연친화적이다.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전시회가 끝난 뒤 수상조각과 관련된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영상작품이야! 조각이야!-수원조각회 정기전
제2전시실에서는 수원조각회(회장·곽동기) 아홉번째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좌측 첫 김도근의 작품을 보면 '조각작품인지, 영상작품인지' 헷갈린다. 스테인리스 구조판 위로 속이 빈 나무가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속을 들여다 보면 망원경을 거꾸로 본 것처럼 안이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다 놀란다. 자신의 얼굴이 바로 옆 벽에 걸린 화면에 등장하기 때문. 비디오 카메라 장치를 이용한 것이다.
대각선 맞은편에 자리한 우무길의 물봉지를 이용한 '끈-평형'작품도 그렇다. 나무, 쇠, 돌 등을 깎고 다듬는 조각작품만 생각했다면 평행봉 위로 제멋대로 내걸린 물봉지 작품은 조각이 아닌 설치다.
이 밖에 곽동기 김선 노현래 박근용 배수관 손선형 안택근 유용우 유형석 이윤숙 이칠재 전경선 한상혁 황병광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여자야! 남자야-김유미 개인전
은행나무의 얼굴상들이 마주하고 속삭인다. 남녀의 모습같다. 그러나 누가 남성이고, 누가 여성인지 모른다. 작가는 중성이라고 말하지만 언뜻 보면 둘다 여자 같기도 하고, 남자 같기도 하다.
제3전시실에서 열리는 김유미(38·여·화성시 송산면 용포1리)의 두번째 개인전 '끌어당기는 은근한 힘-인연'展에선 각 작품이 하나가 아닌 둘 또는 다수다. 참죽나무로 조각한 엄마와 자녀, 은행나무로 얼굴상만을 표현한 남녀와 우리, 향나무로 조각한 너와 나 등은 모두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인연을 표현하고 있다. 30여점이 선보인다.
수원미술관 3색 테마 조각전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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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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