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판교택지지구내 포함된 풍산군 묘역에 대해 종친회측이 '도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신청한 것과 관련,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측이 '시 향토유적'으로 지정해 달라는 의견을 내놓자 종친회측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풍산군 묘역은 토지공사에서 판교택지지구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면서 처음부터 누락시키는 바람에 묘역 접경지역까지 주택개발계획이 세워져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묘역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종친회측이 개발계획 변경 및 보호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묘역이다(본보 지난 7월1일자 10면보도).

15일 전주이씨 덕양군파종친회와 한국토지공사 판교사업단에 따르면 종친회는 지난 5월18일 판교택지개발 사업지구내인 성남시 분당구 하산운동 산 41 일대 4만3천294㎡를 경기도에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했다.

종친회는 신청서를 통해 풍산군 이종린의 묘소는 묘의 설치 형식이나 문인석 등 14기의 석물이 398년이 지난 현재까지 원형대로 보존돼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첨부해 신청했다.

이에 대해 판교사업단은 석달이 지난 8월19일 성남시장을 수신으로 한 문서번호 '판교(개)5911' 공문을 통해 풍산군 묘역을 향토유적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판교사업단은 공문을 통해 “사업추진중 풍산군 묘가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유사분묘의 문화재 지정요청 쇄도 및 계류중인 향토문화재 지정건의 건과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아울러 국가정책사업의 지연 및 원가상승 등 막대한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판교사업단은 또 “경관녹지를 확대하고, 지구단위계획 등을 통해 건축물 배치계획을 재조정해 종중묘역을 보존하는 방안을 수립하고자 하오니 향토유적으로 지정 관리될 수 있도록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이금복 판교사업단 과장은 “종친회가 도지정문화재로 지정 신청을 했다기에 사업시행자로서 행정절차에 따라 사업단의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종친회측은 “판교사업단과 종친회가 협의를 통해 묘역의 보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지정문화재 보다는 시 향토유적으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 요구는 심의과정에 있는 사안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종친회측은 특히 “판교사업단이 주장하는 계류중인 향토문화재 지정건과의 형평성 논란은 사업지구내 연안이씨 연성곤 이곤 묘역으로, 이미 연안이씨 종친회 건의로 지난 10월25일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상태”라며 “도지정문화재가 되든, 향토유적이 되든 간에 문화재 지정신청은 심의위원회에서 문화재의 정통성과 가치성에 따라 지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19일 도지정문화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풍산군 묘역'에 대한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