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형구作 '캐리커쳐'
북한강변에 자리한 가평의 가일미술관(관장·강건국)이 오는 25일부터 12월말까지 '아트툰(Art toon)/ 툰아트(Toon art)' 기획전을 연다.

'툰(Toon)'은 '만화(漫畵)'를 가리킨다. 유럽에서 제9의 예술로 불리는 만화는 그림과 글의 만남을 통해 독특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즉, ●사진처럼 보는 요소(그림) ●문학처럼 읽는 요소(문자와 내러티브) ●미술처럼 보고 읽고 해석하는 요소(그림과 도상학) ●음악처럼 듣는 요소(리듬과 운율) ●영화처럼 연속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요소(스토리와 연출) 등인데, 이로 인해 만화를 독립된 예술의 장르이자 동시에 예술 장르를 통합하는 종합 예술로 보고 있다.
 
만화와 회화의 역사적 기원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동일시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미술에서 출발해 서사성과 사회성, 전달의 구체성 등을 갖추며 하나의 영역·스타일을 갖게 됐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초기 연작 시리즈 그림을 그린 풍자화가 윌리엄 호가드, 풍자 만평의 효시인 오노레 도미에, 판화가 고야 등이 만화 발전에 많은 영향을 준 화가들이다.
 
이후 만화는 19세기 인쇄술의 발달로 대중시각문화로서 하나의 굳건한 문화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같은 만화의 시각적 발전은 역으로 미술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고 최근들어 영상·디지털 기술과 접목하면서 새로운 멀티 시각문화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가일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아트툰'-회화 속의 만화적 표현방법을 찾고, '툰아트'-만화 속의 회화를 찾아 신개념의 시각문화로 등장하는 미술과 만화의 접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참여 작가는 만화가와 화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강형구를 비롯해 만화가 장진영, 고경일, 최호철, 만화적 기법을 회화에 도입하고 있는 권기수, 설총식, 안윤모, 서은애, 강영민, 이흥덕, 임만혁 등 11명이다.
 
강형구는 캐리커처(어떤 사건이나 인간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풍자한 그림)의 특성과 조소라는 덩어리의 조형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입체물 캐리커처를 선보인다.
 
강영민의 사랑을 나타내는 보편적인 아이콘인 하트를 통해 '조는 하트', '엉엉 하트', '쿨쿨 하트', '깨는 하트', '해골 하트' 등 그만의 풍자적인 시각으로 비틀어지고 변형된 '조는 하트'를,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인 최호철은 장애인인 자신이 직접 경험한 1960년대 서울 변두리 달동네 모습을 검정색연필로 그린 '공동수도' 등을 각각 내놓았다. 031)584-4722. 가일미술관 홈페이지(www.gail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