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인천 지역 공연계는 관객몰이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작품들에 공연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문화인프라 확대와 지역 공연예술축제 활성화로 상품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공연단체의 시장은 넓어진 반면, 이를 따라잡지 못한 지역 예술인·단체의 활동은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연극계는 '한여름밤의 꿈' '커다란 책 속 이야기가 고슬고슬', '강아지똥' 등 서울의 레퍼토리 작품들이 도내 곳곳에서 초청공연돼 도민의 문화향수에 일조했다. 도내 단체로선 수원의 극단성이 뮤지컬 '정조대왕'을 올렸고, 의정부 극단 무연시 등 몇 개 단체가 활동했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올해는 해외 예술인의 초청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하면서 프랑스의 세계적 연출가 필립 장띠의 '환상의 선'을 초청, 화제를 모았고 경기도립극단도 러시아 연출가 알렉산드르 꾸진의 '검찰관' 연출에 이어 내년부터 1년간 러시아의 비올레타 바줴노바를 예술감독으로 위촉했다.
음악계는 부천필의 임헌정 예술감독이 취임 15주년을 맞아 기념공연을 펼치며 국내 정상급 단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수원시향은 2년여동안 준비해온 '국제지휘콩쿠르'의 내년 개최를 앞두고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었다. 경기도립오케스트라는 올해 해외 지휘자의 객원지휘 트레이닝을 1~2달씩 받으면서 실력쌓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춤판은 경기도립무용단이 중국 안무가와 무용수를 초청해 정기공연 '꿈, 꿈이었으니'로 새로운 시도를 했고 부천지역 무용단체들의 '춤-다섯가지 색깔'이 기억에 남는 정도. 지역단체들은 정기공연과 문화소외지 순회공연 등 아기자기한 활동으로 한 해를 보냈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풍성했으나 눈에 띄는 신작을 생산하지 못한 점, 공연작은 풍성한 반면 관객수는 함수관계를 나타내지 못한 점 등 공연계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대안은 내년의 숙제로 넘어가게 됐다.
■인천=수익성이 보장되는 이벤트성 공연이 부쩍 늘어난 한 해였다.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투자가 절실한데 오히려 비용을 줄이고 공연 결과가 보장되는 어린이극 등이 늘어났다.
작은 규모의 이벤트는 많았으나 주목받을 만한 공연예술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다만 10월 말에 '하나되는 신명의 바다'를 주제로 열린 전국민족예술제는 전국 풍물패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명나는 굿판과 마당극을 선보여 시민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행사는 분단의 아픔을 지닌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민족예술에 대한 정체성과 자기 신념을 확고히 하고, 예술의 폭과 깊이를 한 차원 성숙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전용 소극장이 전무하다시피한 인천에 소극장이 잇따라 생긴 점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 10월 말에 중구 인현동에 '씨알소극장'이 개관했고, 이에 앞선 10월 초에는 남구 용현4동에 '학산소극장’이 문을 열었다. 또 이달 말에는 남구 용현4동 성당 지하에 교육연극 전문 소극장인 '시민교육연극센터 소극장'이 개관, 교육연극 '신촌비둘기'를 연초 무대에 올린다. 이처럼 올 한해는 소극장의 잇따른 개관으로 공연 기회 및 장르의 다양화가 본격화됐다.
[문화계 되돌아본 2004] 2. 공연계
입력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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