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악과 민속악계를 망라해 우리 국악계의 큰 어른으로 추앙받는 벽파 이창배(1916~1983)의 소리를 담은 음반이 나왔다.

신나라에서 2장의 CD에 담아 출반한 '이창배의 예술세계'는 그의 12잡가, 휘모리잡가와 장기타령, 서도잡가, 십장가, 형장가, 방물가 등을 수록했다. 1970년대에 녹음된 이 음반은 벽파의 폭넓은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사료다.
　
벽파는 경서도 소리의 중시조이자 경제(京制) 시조창의 대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일제때 경서도소리는 선소리패와 기생층에서 주로 불렸던 관계로 격파는 이 소리가 술파는 소리로 인식되고 전락할 것을 우려해 기존의 소리를 '예술성'이라는 잣대로 재정비했다. 이로 인해 세상에 빛을 본 것이 '가요집성'이라는 책과 '청구고전성악학원'이다.
　
그는 타고난 목소리를 갖고 태어나지도 않았고 소리 공부도 20대가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엄청난 학습과 노력으로 국악 체계화에 공헌했고 후진양성에 힘써 황용주, 지화자, 안숙정, 임정란, 김혜란, 김영임 등 현재 활동하는 많은 명창들이 그의 휘하에서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