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의 역사에서도 그 맥을 찾아볼 수 있다. 고양은 조선 중기 대표적 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송강 정철(1536~1693)과 석주 권필(1569~1612)이 머문 고장이다. 가사와 단가의 대가인 송강과 그의 문인이자 대문장가인 석주, 인근 파주에 살던 우계 성혼(1535~1598) 등은 고양을 문인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송강이 우계를 만나고 돌아오며 지은 단가인 “재너머 成셩勸궐農롱 집의 술닉닷 말 어제듯고/ 누은쇼 발로 박차 언치노하 지즐 타고/ 아~야 네 勸궐農롱 겨시냐 鄭뎡座좌首슈 왔다 하여라” 등은 누구나가 읊는 가사다.
이어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물에 잠긴 고양은 한강변에 '대보둑'을 축조하게 되고, 민초들은 이 둑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갈땅'이란 습지에서 나는 갈대로 공예품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이 때 공예품은 서울에서도 최고가로 쳤다고 하니 고양은 예술의 고장이라 할만하다.
이렇듯 고양은 예나 지금이나 '문화·예술의 고장'이다.
고양 어울림미술관이 '문화·예술의 고장-고양'을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지역미술발전을 위해 이웃이자 예술가인 작가들을 시민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은빛나래'展.
한국미술협회 고양지부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아트그룹 자유로, 고양여성작가회, 조각가협회, 환경미술인회, 일산미술인회, 행주사생회 등 고양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지역단체들과 일산신도시 조성으로 고양으로 이주한 작가들 가운데 중진·원로작가만을 초대하는 자리로 꾸몄다.
초대작가는 홍익대 동양학과 교수인 이경수씨를 비롯해 김입부 김종옥 이상연 전래식 조병호 허문 허영 등 동양화가 8명, 서울시립미술관장인 하종현을 비롯해 김기정 김장현 김행규 박미자 박승범(판화) 양계탁 오창성 이목일(판화) 이상인 이선영 이영희 이정임 이지훈 이현숙 임석환 전희정 조규만 하종현 황유찬 등 서양화가 19명 등이다.
또 상명대 명예교수인 박근영을 비롯해 김옥선 나근영 나덕수 박찬혁 신정균 이명우 조갑녀 홍성임 등 서예가 9명, 지역에서 활동해 온 목칠공예가 최승천을 비롯한 박영호 정완식 등 공예가 3명, 박달목 등 조각가 1명 등 모두 40명의 작품 80점이 선보인다.
관람료는 1천원. (031)960-9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