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출향인사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여성주의 실천가인 나혜석의 삶과 예술세계를 기리기 위해 팔달구 인계동에 '나혜석 거리'를 조성한 지 5년을 맞았다. 그러나 나혜석 동상을 제외하고는 이 거리에서 나혜석의 삶과 예술세계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카페와 술집 등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영업중이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의 '테마거리'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물론 카페와 술집 등이 성업중인 것은 비슷하지만 거리 곳곳에서 퍼포먼스나 음악연주, 길거리 미술전시 등이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문화 향수를 충족시켜 준다. 나혜석 거리에서도 차나 술 한잔을 마시며 이 같은 문화향수를 누릴 수는 없을까.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이 나혜석의 삶과 예술세계를 축제와 접목시키기 위한 '2005 꽃덤불 아트 페스티벌'을 오는 23~26일 나혜석 거리에서 연다.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들이 마련됐다. 또 KoPAS는 이 축제를 위해 나혜석 거리를 꽃덤불로 가득 장식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일 개막해 24일까지 열리는 세계여성학대회 참석자 79개국 여성학자와 여성운동가 등 2천500여 명을 초청, '아름다운 여성혼의 꽃덤불'과 '한국의 여성주의 실천가 나혜석' 등을 소개하고, '문화와 역사,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수원' 등을 인식시킬 계획이다.
 
아트 페스티벌은 우선 오는 23일 오후 5시 꽃의 잉태·개화를 통해 꽃의 세상이 시작됨을 알리는 '꽃누리'란 테마로 나혜석을 위한 진혼 퍼포먼스, 서승아 부토, 김은미 퍼포먼스, 들소리 타악공연 등을 연다. 24일(오후 6시)과 25일(오후 3시)에는 꽃향기가 세상에 널리 퍼진다는 '꽃내음'을 테마로 이수 퍼포먼스, 온앤오프 댄스공연, 김선미 보디페인팅, 들소리 타악공연, '이름없는 팀'의 거리극 등을 진행한다. 또 26일 오후 3시 세상에 꽃향기가 가득하다는 '꽃찬누리'를 테마로 한영애 퍼포먼스, 들소리 타악공연, '이름없는 팀'의 거리극과 관객·작가가 하나되는 '꽃길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이 밖에 23~26일 상설로 나혜석 그림전, 꽃바람 깃발전, '존재하는 평화를 향해'란 사진 영상전(24~26일 오전 8시~오후 10시), 영화이야기(24~26일 오전 5시~오후 7시), 나혜석 미술 실기대회(25일),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25일 오후 5시30분, 나혜석거리 강인원 카페) 등이 열리고, 관객 체험프로그램으로 깃발그리기, 거리극 카메오 출연, 페이스페인팅 등도 펼친다. (02)323-6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