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관현악과 경기도립국악단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올해는 단원들과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서두르지 않고 연습하면 창단 10주년인 내년에는 화제가 될만한 기획공연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5월 말 경기도립국악단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영동(54·사진) 예술감독이 28일 용인 경기도국악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음악적으로는 국악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국악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단원들과 음악적 신뢰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김 예술감독은 서울과 부산 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10년간 지휘자로 활동했지만 대중에겐 여전히 작곡가와 대금 연주자로 더 친숙하다. 지난 70년대부터 연극과 드라마, 영화 음악 등을 통해 국악 보급에 앞장서온 그는 국악의 대중화는 고급화와 병행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대중이 좋아한다고 그 음악만 연주하면 싫증을 내고 결국 국악과 멀어지게 마련이죠. 국내 국악관현악단들을 보면 레퍼토리가 대동소이한데, 그 점이 오히려 신선감을 떨어뜨리고 있잖아요? 대중성과 예술성을 같이 확보하고, '감동 요소'가 퇴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경기도립국악단에 대해 전임 이준호 예술감독이 탄탄하게 실력을 키워놓아 1주일만 연습해도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자신의 역할은 단원들과 공부하며 우리 국악을 한단계 업그레드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기도립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예술감독으로서 음악적인 부분에만 전력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단원들과는 음악적 신뢰를 가장 중시해요. 음악적 신뢰가 없으면 갈등이 생기지만 신뢰만 있다면 그보다 정이 도타울 수 없지요.”

국악관현악이 중심이 된 문화행사나 국악인재 육성을 위한 음악캠프 등을 재임시에 해보고 싶다는 그는 경기도립국악단이 상주한 경기도국악당이 국악의 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예술감독은 올해 김지하 시인이 이끄는 '세계생명문화포럼'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타 문화와 예술장르, 인문학 분야에도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요즘에는 '주역'의 음악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중요한 연주회로는 연초에 잡아둔 '김영동의 음악세계'가 11~12월 4회에 걸쳐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