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마다 수렁이 많아 '질퍽산', 일곱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 '칠보산' 등으로 불리고 있는 수원시 금곡동의 칠보산(해발 239m)은 수도권의 유일한 내륙습지를 지닌 산이다. 칠보산의 습지는 저층습지와 중간습원 등 습지 생태계의 전형을 이루고 있고 그 수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다.
습지와 습원은 환경변화에 민감하다. 최근들어 칠보산 인근의 택지개발과 도로개설, 복토작업, 불법 쓰레기 투기 및 건축자재 매립, 무작위 식물남획 등으로 인해 습지와 습원이 메워지고 파괴되고 있다. 특히 건강한 생태계의 표상인 습지식물들은 이 같은 파괴 현장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칠보산의 생태계 보호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심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진작가 4명이 사비를 털어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간 칠보산 골마다 찾아다니며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칠보산의 보물들을 앵글에 담고 있다.
경기사우회 동료이자 스승과 제자인 신흥균, 손정우, 이해준, 이상경씨. 한국사진작가협회 경기도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한 스승 신흥균씨가 7년전부터 칠보산의 야생화 탐사에 몰두하자 제자들이 함께 거들고 나서면서 그들의 동반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완전한 칠보산 생태탐사가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칠보산의 생태계 보호'에 대한 행정당국의 경종을 울리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들 4명의 사진작가들이 소중히 간직해 온 작품 82점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1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의회 로비에서 열리는 '칠보산의 야생화 사진'展. 전시작품중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칠보치마', '해오라비난초', '잠자리난', '어리연꽃' 등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새롭게 발견된 희귀식물인 올챙이솔(수생식물), 흰제비꽃, 흑박주가리 등이 “(나도) 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애초로운 심상을 드러내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메워온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4명의 사진작가들이 그 동안 촬영한 습직 식물과 식충 식물 등 286종을 담은 작품집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칠보산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는 날까지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 4명의 사진작가들은 이번 도의회 전시를 시작으로 도내 식물원, 환경관련 단체 및 기관, 칠보산 관련 행정기관 등에서 순회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칠보산 생태계탐사로 뭉친 이들 4명의 사진작가들은 앞으로 1년에 한번씩 수원 근교의 광교산, 백운산, 청계산 등의 탐사 사진전 및 작품집을 낼 예정이다. 문의는 신흥균 작가(016-323-6255).
"이 산에서 살고파" 꽃들의 아우성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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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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