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털을 번쩍이는 다섯마리의 호랑이가 대나무 숲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사방을 응시한다. 때가 되면 바로 튀어 나갈 자세다. '도광양회(韜光養晦)'<사진> 중국의 덩샤오핑이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밝히며 내세운 말이다. 현 후진타오 주석이 가장 즐겨쓰는이 말 뜻은 '어려운 시기에 칼날을 숨기고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의 금빛 털이 스스로 황금빛깔을 우러내는 보릿대로 엮어져 더 영롱하다. 바람만 불면 언제나 흔들릴 듯한 대나무는 영롱함에 묻혀 은은함과 수수함을 드러낸다.

 맥간공예(麥稈工藝)는 이 처럼 자기의 화려함보다 때론 더 화려하게, 목공예나 칠보·퀼트공예의 세밀함과 은은함보다 때론 더 세밀하고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전통공예다.

 20여년전 수원지역에서 활동해 온 공예가 백송 이상수(47)씨가 창안해 특허출원한 맥간공예는 자연 고유의 소재인 보리의 줄기를 가지고 모자이크 기법과 목칠공예기법을 합해 크기 또는 형태와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공예다.

 이씨로부터 맥간공예의 비법을 전수받아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맥간공예 동우회인 '예맥회'(회장·이수진)가 지난해부터 맥간공예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전국 순회전시회에 나선 두 번째 전시로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오산시청 로비에서 '맥간, 화려한 외출'展을 연다. 예맥회로는 다섯번째 전시회이지만 전신인 '빛과 보리의 만남전'까지 포함하면 열네번째 정기전이다.

 이수진 우윤숙 오명의 손수양 임경순 천미란 이희라 한숙영 이승현 박근영 전은미 피순옥 여효인 권미화 이상화 최미옥 강선미 정수연 김이자 이은주 장계임 김혜경 이선희 명은주 이미영 길경자 태미경 정소현 박의영 이영자 등 30명의 작품 40여점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그 동안 선보인 동·식물, 인체, 길상벽사 등 민속적 소재와 함께 자연스런 미적 곡선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는 아르누보 기법의 작품 등이 선보인다. 문의는 맥간공예 홈페이지(www.맥간공예.com)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