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환향녀' '미마지' '매직 텔레파시' '하늘에 묻어버린 노래' 등 수많은 창작 오페라를 선보여 온 한국창작오페라단 단장이자 한양대 작곡과 이종구(59) 교수가 대본과 곡을 쓴 이 작품은 고양문화재단과 용인심포니오케스트라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민족의 역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제작된 가장 한국적인 오페라다.
2시간 동안 공연되는 이 작품은 국악적 색채가 많지만 기본 형식은 서양 오페라에서 따왔다. 대사가 아닌 음악 위주로 아리아와 레치타티보가 극을 이어 나가며, 관현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한다. 다만 판소리꾼과 성악가가 함께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오케스트라에 국악기와 양악기가 반반씩 섞여 있는 등 국악과 양악이 혼용된 형태로 만들어졌다.
“국악을 바탕으로 하되 보다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음향, 음악적 조건을 살리기 위해 서양식 음악어법을 차용했어요. 오케스트라에 양악기가 절반을 차지하긴 하지만 음악의 80% 정도는 전통음계로 되어 있어 들으면 우리 음악이라 느껴질 겁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번 작품의 소재인 '한성준'은 1930년대 조선 고전무용의 현대화를 주창해 이른바 신무용의 원조가 된 인물. 100여 가지 전통춤을 집대성해 시대에 맞게 새로이 창작, 오늘날 한국춤 대부분이 그에게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극장인 원각사 개관을 앞두고 예인들이 한창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성준과 그의 어릴적 친구 강한울이 만나 펼치는 예술세계를 담고 있다. 개화 격변기의 아픔을 뚫고 피워낸 예인들의 자긍심과 사랑을 통해 한국적 감성과 예술의 흥취를 한껏 맛볼 수 있다. 특히 춤꾼으로서 뿐 아니라 동학사상가로서의 한성준의 모습도 조명하게 된다.
양진모 지휘, 이호현 연출로 올려지는 이번 공연에는 춤꾼 김진환, 연극배우 장덕주, 판소리꾼 이덕인, 소프라노 김성은, 테너 최진호와 함께 한국무용가 이애주(중요무형문화재 승무 예능보유자)씨도 특별출연한다. 공연시간은 7·8일 오후 7시30분. 관람료는 1만5천~10만원. (031)960-9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