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의왕미협 지부장 임근우(48·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씨가 제5회 미술세계 작가상 수상전을 오는 2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연다.

미술세계 작가상 운영위원회는 그의 작가상 수상에 대해 “회화 영역을 넘나드는 활동력과 실험성, 그리고 그 안에서도 실험 자체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작업세계를 구축한 것이 높이 평가됐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운영위원회가 이 같은 직접적인 평가를 한 작업이 바로 '고고학적 기상도'다.

그의 이력을 보면 이색적인 것이 눈에 띈다. 전곡포럼 이사, 동아시아고고학 연구소 이사, 서울·경기고고학회 회원. '미술'과 '고고학'. 언뜻보면 이질적인 요소처럼 보이지만 요즘 현대미술의 트렌드인 '예술과 과학의 결합' 측면에서 보면 그의 고고학에 대한 관심과 이를 자신의 작품세계로 흡입한 것은 선구자적인 안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고고학에 관심을 보인 것은 건축가 생활을 하던 20여년전. 그는 연천, 포천 등 경기북부지역을 비롯해 강원도 등지에서 한창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유적지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선조들의 건축미학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런 그가 홀연 건축가의 길을 접고 30세의 늙수그레한 나이에 홍익대 미술대학에 입학했고, 서양화를 전공한 이후 1990년 북한강 신매리 선사유적을 주제로 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첫 전시회는 단번에 화단의 주목을 끌었다. 작품에 드러나는 고고학자의 중절모, 태고의 화석 잎사귀, 돌도끼, 둥둥 떠다니는 구름 등 각 화제를 알듯 모를듯 연결한 다양한 기호 등은 마치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학의 도면과 같다. 그러나 작품의 화제는 고고학에서 보여주는 과거이고, 이를 현재시점의 작가 시선으로 화면에 풀어내고 있으니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실험성이 화단에서 신선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고고학적 기상도'는 고고학적 성과외에도 한강과 북한강, 소양강의 유역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왔던 선사인들의 이야기로 점차 확장돼 갔다.

이번 전시에선 '고고학적 기상도'인 그의 초기 작품에서 최근작을 연대순으로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연 '고고학적 기상도-북한강전'에서 선보인 대작들중 일부도 전시된다.

도상학적인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사전에 색채가 주는 의미, 각 화제가 갖는 의미를 알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훨씬 용이하다. 우선 색채를 보면 청색은 차가운 날씨를, 주황은 무더운 날씨를, 초록은 참살이 날씨를 각각 상징한다. 또 중절모는 고고학자이자 작가이고 무한대 기호는 끝없는 시간, 12지신은 동양학적 시간, 하트는 선사인과 현재인의 마음을 전하는 기호다. (02)730-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