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는 생명을 학대하는 행위입니다.』

인천지역 환경운동의 뿌리로 불리는 인천환경운동연합 대외협력위원장 李덕희씨(41)의 새해 화두다. 현재 미세물질에 대한 정밀분석을 주로 하는 서울 영인과학의 이사인 李씨는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환경운동에 물꼬를 튼 이로 꼽힌다.

그는 지난 84년 부평 3동 성당 황상근신부 등 8명과 함께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전신인 인천공해문제연구회를 창립했다.

개발 및 발전을 앞세워 환경훼손을 정당화하던 당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공해문제를 안고 있던 인천지역에 체계적인 「환경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특히 당시에는 환경파괴에 대한 이론적 접근이 미약해 연구회 창립은 국내 환경운동 발전에도 한몫 한 셈.

이들은 연구회를 창립한 해 인천앞바다 적조현상을 사회문제화했으며 한농과 한국화약 등 위험시설이 인천지역에 밀집해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후 李씨는 崔열씨 등과 공해추방운동연합을 결성한데 이어 지난 94년 그린피스의 인천방문을 계기로 지금의 인천환경운동연합을 탄생시킨 숨은 공로자다.

그가 환경운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70년대 말 서울대 미생물학과 재학시절. 과학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있지만 환경파괴나 인간의 기계화라는 상대적 모순이 극심하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李씨는 「지하서클」에서 과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체계적인 논리를 쌓았으며 이런 관점에서 81년 대학졸업 당시 작성한 「한국 과학기술의 문제」라는 논문으로 대학 논문상을 받았다.

그는 이어 지난 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세계환경회의에 민간대표로 인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참석, 지역 환경운동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는 요즘도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인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회의에 빠짐없이 참석, 지역환경문제에 정성과 관심을 쏟고 있다.

『전국에서 환경오염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게 인천시민들이예요. 그러나 시민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반면 참여나 실천은 저조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인천시민중 최소한 1%를 회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21세기 환경」을 위해 뛰고 있는 李씨의 다짐이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