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일자리 좀 없습니까?”
건설경기침체에 동절기까지 겹친 인천지역 일용근로자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가계수입이 끊어져 부식과 난방비까지 걱정할 처지라며 아우성이다.
용접 경력 8년째인 임규택씨(43·남동구 간석3동)는 두달이 되도록 일터를 앗긴 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일러 기름값을 제대로 대지 못해 추울때만 가동해요. 경기가 풀렸다고 하지만 우리완 무관합니다. 일은 하고 싶은데….”
그는 “IMF이전에 8만원~9만원하던 일당이 5만원선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12시간 이상씩 중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하루에도 몇번씩 일자리 좀 없느냐는 동료들의 전화를 받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직종의 전성민씨(34·남구 도화3동)도 “한달 넘도록 일을 못하게 되면서 생활이 엉망”이라며 “생존권이 무엇인지 실감할 정도”라고 말했다.
건설일용근로자 노동조합인 '인천지역 건설일용노조'(위원장·이준걸)에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부터 이런 처지를 담은 구직관련 문의와 내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 김정호사무국장(35)은 “하루에 10명 정도 구직차 방문하고 있으며, 전화문의는 20~30통에 달한다”며 “건설근로자의 실직사태가 심각한데다, 통상 12월부터 3월초순까지 사실상 휴무인 건설현장의 특성을 감안할때 요즘 생활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김장은 엄두도 못낸 채 쌀과 난방비 부담에도 허덕이며 심한 생활고를 겪는 근로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근로자들 중엔 부채를 끌어다 쓴 후 봄에 일해서 조금씩 갚고, 겨울이 되면 다시 빚을 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이들도 많다고 노조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노조가 건설근로자 5백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 가량이 6개월이상 실직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생계수단에 대해선 빚을 냈다가 30%, 부인 또는 가족수입이 39.2%라고 답했다.
그러나 건설일용근로자들은 취업구조가 매우 취약한 가운데 용역업체의 중간소개비착취, 불법하도급에 시달리면서 고용보험수혜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어 근로조건은 별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일용노조 관계자는 “일자리가 없기도 하지만 인력을 필요로 하는 일터에 희망 구직자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조적으로 미흡한 탓이 크다”며 “인천지역에 일용근로자가 10만여명에 달하고 그 가족까지 합산할 경우 인천시민의 20%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소득 취약계층인 이들에 대한 생존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
일용직근로자 구직난 심각
입력 200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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