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를 키워내는 경찰교육의 산실.

인천시 부평구 부평 6동에 자리잡고 있는 경찰종합학교가 바로 그 곳이다. 초급 경찰관을 배출하고 재교육하는 경찰종합학교는 설립 56년째를 맞아 국민들에게 참봉사를 실천하는, 믿음직스런 경찰관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경찰종합학교는 일제가 패망하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일제가 물러난 후 갖가지 치안단체가 난립하면서 사회가 무법상태에 빠짐에 따라 당장 '민주경찰'을 배출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군정은 1945년 9월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현 미대사관 자리에 일제 경찰이 쓰던 건물을 접수해 경찰관 강습소를 만들게 된다. 이 것이 경찰종합학교의 효시. 초대 소장엔 미육군소령 델자브(Delzarb)가 취임해 본격적인 '민주경찰관' 양성 교육에 돌입했다.

경찰관 강습소는 경찰관을 공개 모집해 모두 2천명을 선발, 순경으로 채용해 교육함으로써 처음으로 자주적인 경찰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해방 이후 혼란을 막기 위해 경찰관을 속성으로 배출하다 보니 당시 교육은 임기응변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경찰관 강습소는 1개월 후 조선경찰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각 시·도에서 선발된 경사급 경찰관을 입교시켜 경찰관 감독과 지도방법 등에 대한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경찰간부교육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그 무렵 조선경찰학교는 경찰관의 질 향상을 위해 순경채용을 중단하고 1개월기간의 간부교육에 전념했다고 한다. 조선경찰학교는 특히 1946년 1월 10일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김정호씨가 교장에 취임해 명실상부한 자주경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으며, 그 해 2월 1일엔 국립경찰학교로 개편된다. 또 같은 해 8월 15일에는 국립경찰전문학교로 승격돼 고급경찰간부를 양성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승격과 동시에 각 관구경찰학교에서 최단 1주일 최장 3개월 가량 실시하던 경찰 교육은 규준을 마련해 통일하는 등 체계적으로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경찰관의 양적 충원에 급급했던 경무부는 1947년 경찰전문학교에 간부후보생과정을 신설함으로써 질적 향상에도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6·25전쟁이 나자 경찰은 본연의 임무를 뒤로 한 채 '군인'으로 무장해 전선을 뛰어다녀야 했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경찰은 곳곳에서 북한 공산군에 대항해 피를 흘려야 했으며, 교육도 전선에 배치하기 위한 단기간의 집중 군사훈련으로 이뤄졌다.

경찰전문학교는 아울러 전쟁을 피해 부산 금정동으로 이전, 피난살이를 해야 했다. 여기에다 전쟁통에 경찰전문학교 건물이 모두 불에 타는 바람에 서울시 중학동에 있던 당시 조선전기공업고등학교의 임시교사를 빌려 쓰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전쟁 이후인 1954년 3월 3일엔 대통령령으로 '경찰전문학교 직제'가 공포됨으로써 그동안 초급경찰 교육을 담당하던 지방경찰학교는 폐지되고 대신 경찰전문학교에 보통과로 흡수됐다.

경찰교육이 지금의 '부평시대'를 맞은 것은 경찰창설 10년만인 1955년 3월 27일이다. 임시교사를 전전하던 경찰전문학교는 부평에 새교사를 마련하고 전쟁이후 치안을 담당하게 될 경찰관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한동안 정치상황과 맞물려 암흑기를 맞게 되고 교육의 질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경찰전문학교는 한 때 경찰간부들의 좌천유배지로 꼽혔는가 하면, 교육생들도 어떻게 하든 보수교육을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경찰조직에서도 '미운오리'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1972년 경찰전문학교가 경찰대학으로 승격되면서 교육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내무부 장관 직속으로 설치된 경찰대학은 학장 계급도 치안감으로 못박는 등 교육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다 1975년 5월 경찰대학은 부설 직무과정이었던 형사학교와 교통학교, 소방학교 등을 모두 부설종합학교로 통합하고 초급 경찰관 교육과 현직 경찰관 재교육을 체계화했다.

이어 정부는 우수한 경찰인력을 배출·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4년제 정규 경찰대학 설립계획을 지난 79년부터 추진해 80년 처음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이 경찰대학은 1984년 경기도 용인으로 새캠퍼스를 마련해 이전하고 경찰종합학교는 독립기관으로 분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식, 성실, 용기'를 교훈으로 하고 있는 경찰종합학교는 21세기 새로운 치안환경에 걸맞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경찰관들을 배출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실습위주의 체험교육과 국제범죄수사, 외국어 과정 등을 보강해 전문경찰관들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종합학교 동쪽 야산에는 조국을 수호하는 '호국안민 남녀상'이 지난 88년 복원돼 우뚝 서 있다. 학교에서 교육받는 초급 경찰관들은 이동상을 매일 바라보면서 국민들에게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