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없는 젊은 남자들은 약물중독의 위험이 높다'.
마약류와 알콜중독 등에 사로잡힌 인천시민은 대부분 20-30대 무직자로, 메스암폐타민(필로폰)과 출산진통제로 쓰이는 염산날부핀(루바인)을 가장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인천지부 상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와 본드 등 흡입제, 염산날부핀 등 약종류 등을 잘못 쓴 이는 남성 182명, 여성 44명 등 226명으로 집계됐다. 인천지부는 “올 1, 2월에도 53건의 상담이 접수되는 등 약물중독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결과를 보면 주요 연령은 20대가 69명, 30대 57명, 19세미만 39명, 40대 33명, 50대 11명이었으며, 직업은 실직과 수감, 자퇴 등으로 인한 무직자가 109명으로 훨씬 많았다. 이어 학생이 33명, 회사원 18명, 기능직 16명, 자영업 13명, 서비스(유흥업)과 주부가 각 5명씩으로 파악됐다.

주요 남용 약물중엔 필로폰이 4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염산날부핀 41건, 본드 32건, 알콜 30건, 담배 26건, 대마초 15건, 진해거담제 12건, 가스 8건 등이었다. 약물 오·남용자의 상담을 의뢰한 이는 부모 및 자녀가 48건, 형제 46건, 배우자 17건이었으며 본인은 41건에 머물렀다. 폐해를 보다 못한 가족들이 나서 대책을 물은 셈.

이같은 사례는 상담에 한정된 것으로, 검·경에 붙잡힌 마약류사범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동부경찰서는 지난 13일 필로폰을 판매·투약한 혐의로 김모(42), 이모씨(27·여) 등 2명을 구속했다.

이씨는 2차례나 필로폰에 손을 댔다 덜미가 잡혔으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인천서부경찰서도 김모씨(25) 등 2명을 구속했다. 무직인 김씨는 필로폰 0.075g을 사들여 투약했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인천지부 이영애상담실장(47)은 이와 관련, “상담자중 재산탕진, 이혼, 가정파탄을 겪은 이가 부지기수”라며 “특히 인천에 루바인 남용비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