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위조지폐가 컴퓨터 스캐너 및 컬러프린터 보급확대와 어수선한 선거철 사회 분위기 등을 틈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인천지점과 경찰에 따르면 올들어 3개월간 인천서 발견된 위폐는 1만원권 13건, 5천원권, 2천원권 각 2건을 포함해 17건(17장)으로, 지난해 전체 57건 60장에 이어 위조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련번호당 1건으로 집계하는 지폐위조범죄는 인천에서 97년 이전 8건(549장), 98년 14건(14장)으로 계속 늘어 지난해 까지 79건에 623장이나 발견되는 등 건수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들어 인천에선 지난 23일 오후 1시께 남구 용현동 I안경점에서 사무장 오모씨(57)가 안경을 맞춘 40대 손님에게 대금으로 받은 8만원 중 일련번호 '3559026 나나사' 만원권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결과 위폐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 30분께 서구 가정 2동 Y슈퍼마켓에서 주인 김모씨(31)가 신원을 알 수 없는 20대 남자에게 담배를 판 후 받은 1만원권이 위폐인 사실을 발견, 경찰에 신고하는 등 3장의 위폐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들 위폐는 대부분 컬러복사기나 컴퓨터 스캐너를 이용한 것으로, 98년엔 컬러복사에 의한 위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저가형 컴퓨터 스캐너 및 컬러프린터를 이용한 위폐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위조방지요소인 은화(숨은 그림)와 부분노출은선을 본뜬 위폐까지 나도는 등 범죄수법이 지능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컬러복사기는 경찰서에서 관리를 하지만 컴퓨터스캐너 등은 가격대중화로 인해 손쉽게 접할 수 있어 호기심에 의한 충동위조도 늘고 있는 것 같다”며 “1천원위폐는 주로 버스요금으로 사용하려고 위조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위조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일반국민들이 위조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1만원권을 발행하고, 일반 금융기관서 위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식별기기를 개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국은행 인천지점측은 “위폐를 발견한 후 감식전에 복사하면 지문채취가 불가능하므로 경찰에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며 “위조범의 조기검거와 시민들의 위폐식별능력향상을 위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