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자연녹지에 배수지를 설치하려 하자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 석남동을 비롯 신현동, 가정동 일원 4만9천700여 가구에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석남동 산 6의7 일대 9천912평에 시설용량 3만t 규모의 배수지를 오는 2002년5월까지 설치키로 하고 오는 6월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녹색연합과 사업부지 인근 태화아파트 주민들은 자연녹지훼손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공사로 인한 주민피해 등을 들어 배수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인천의 녹지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배수지공사가 실시되면 인천시민의 허파인 숲 1만평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특히 석남약수터 산에 사는 천연기념물 324호 소쩍새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며 “배수지가 정말 필요하다면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지역을 사업부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공사예정지로부터 불과 65미터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태화아파트가 위치해 있어 이 아파트 400여세대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분진 등 막대한 환경피해를 입게 된다”며 “특히 이 지역 지질구조상 80%가 암반지역이어서 발파작업시 인근 2개 학교에까지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업예정지는 배수지가 들어서기에 적지”라며 “그러나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 아파트와의 이격거리를 좀더 넓히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林星勳기자·h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