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여대(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548의 4)가 심각한 학내분규에 휩싸였다. 학생은 물론 교직원들까지 나서 재단의 퇴진을 요구,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재단측 전횡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강력한 투쟁을 밝히고 있어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본보 5월 24일자 10면 보도〉

교수와 학생들은 경인여대가 재단의 돈벌이를 위해 갖가지 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학의 병폐를 드러낸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재단측은 교수들을 길들이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퇴직을 시키거나 인사권을 남용하는 등 갖가지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지난 92년 설립된 이후 이직한 교수만 81명으로 현재 인원 61명보다 20명이나 더 많은 형편. 또 학과 학생 중 절반 이상이 기독교 세례를 받지 않을 경우 교수들은 문책과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교수들은 수업에 필요한 비품을 학장 전용차 운전사에게 지급받기도 했다.

이같은 횡포로 인해 교수와 학생들은 23일 점거농성을 계획하고도 학교와 재단측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혀 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재단측 전횡에 시달려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교수와 학생들은 “재단측이 교재비와 학생회비를 포함한 자율비 등을 학교교비로 사용한 것처럼 속여 등록금을 멋대로 유용한 결정적 근거를 갖고 있다”며 학교측의 경영비리를 폭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또 재단측이 유용한 등록금 등과 관련,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어서 치열한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측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퇴진용의가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어 학생과 교직원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92년 6개학과로 출발해 8년만에 4개학부 7개학과로 급성장한 경인여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결과가 주목된다./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