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재단의 전횡에 반발, 학생과 교직원들이 1주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인여대 사태가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재단측이 학교 수익금 일부를 착복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교직원이 양심선언을 한 후 학생과 교직원들이 급기야 거리투쟁에 나선 것이다.

경인여대 교직원들은 29일 “재단측이 학교운영비로 써야 할 수익금 일부를 불특정기부금으로 빼돌린 내용의 문건이 발견됐다”며 “비리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재단의 착복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학교측의 '불특정기부금 입금 내역'에는 지난 1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5억7천300여만원의 수익금이 태양학원 통장에 입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부금은 모두 학교 수익금으로서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재단측이 착복했다는 게 학교 구성원들의 주장이다.

또 재단측은 지난 3월 18일 주택은행에서 장학금 명목으로 받은 4백만원을 기부금으로 처리한 뒤 재단 통장에 입금시켰다고 한다.

이밖에 사회교육원 관리비와 유치원, 산업체위탁교육 등을 통해 거둔 수익금 수천만원도 불특정기부금으로 처리된 채 학교로 입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96년 4월부터 이 학교 서무과장으로 근무한 이모씨는 29일 '참회의 글'을 통해 “재단의 사주에 따라 교직원 노조결성을 막고 해산하는 일을 맡아 동료 직원들에게 아픔을 준 것이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경인여대 학생과 교직원 1천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학교를 출발, 계양구 일대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며 재단측의 전횡을 고발하는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