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상당수 유흥업소들이 탈세를 일삼고 있다. 신용카드를 변칙거래하는 것은 물론 세금계산서 없이 술을 매입하면서 무자료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탈루행태는 다른 업종에도 만연되고 있으나 단속되지 않고 있는 실정.

얼마전 서구 연희동 K단란주점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최모씨（31·연수구 연수동）는 80여만원 어치의 술값을 신용카드로 계산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확인한 결과, 가맹점 업소명은 일반음식점이었다. 유흥업소들이 일반음식점 매출전표를 이용해 중과세를 피하고 있는 셈. 현행 세법은 연간매출 4천800만원 이하인 일반음식점의 경우 과세특례제도에 따라 2％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른 업종 업주들도 비슷한 수법을 통해 수입에 따른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일 남동구 구월동내 한 이발소에 들어간 정모씨（35）는 현금이 없어 신용카드로 7만원의 요금을 지불했다. 그런데 주인은 이발소 명의의 매출전표가 아닌 일반 회사이름의 전표를 끊어 주었다. 정씨는 “이발소에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허위가맹점을 개설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통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수취 또는 발급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을 피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연수구 연수 2동 대동월드 인근 호프집은 무자료거래를 통해 상당량의 양주와 외국산 맥주를 구입하고 있다. 2~3일에 한번씩 불법으로 주류를 판매하는 업자가 차량에 술을 싣고 이 일대 유흥업소에 물건을 대준다고 한다. 호프집 주인은 “소량으로 팔리는 양주는 대부분 주류도매상이 아닌 업자에게 구입하고 있다”며 무자료거래를 시인했다.

이에 대해 세무서 관계자는 “영세사업자 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 77년부터 시행해 온 과세특례제도를 7월부터 폐지할 경우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일반음식점과 연계해 탈세를 일삼던 유흥업소 등이 허위가맹점을 개설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