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기초의원들이 주민들을 위한 의회활동은 뒷전으로 미룬 채 '감투싸움'에만 급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소속 정당 의원을 의장·부의장 등 집행부에 앉히려고 서로 편가르기에 나서는가 하면, 집행부 구성과정에서 금품살포 잡음, 폭력사태 등을 일으키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의회의 경우 자민련 소속 의원 6명이 5월 20일 도고온천으로 의장, 부의장 후보 추천을 위한 단합대회를 다녀 왔다. 그러나 지난 1일 선거결과 11명의 의원 중 자민련 소속 의원 1명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대회에 참석했던 C의원이 “의장후보 2천만원, 부의장 후보 1천만원 등 모두 3천만원을 거둬 당선되면 의원 4명과 전 의회 관계자가 각각 나눠 갖기로 했다”고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C의원과 H 전 의원이 지난 1일 동구 송림동 K부동산에서 말다툼 끝에 폭력을 휘두르는 바람에 현재 동부경찰서에서 입건,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 경찰은 돈을 거둬 나누기로 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평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도 3일 오후 단합대회를 가졌다. 소속의원 3~4명이 의장후보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등 의장선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지구당에서 교통정리를 위해 이날 모임을 주선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의원은 “의원들끼리 토론을 거쳐 단일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결국 지구당에서 결정한 인물이 의장에 선출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기초의회의 사정도 비슷하다.
연수구의회는 의장 선출에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이 지구당 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2일 1박 2일간 단합대회를 다녀온 뒤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모두 소속 정당 의원끼리 나눠 가졌다.
남동구의회는 지난달 28일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민주당 갑·을 지구당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후보를 선출하지 못했다. 그러자 9대 8로 편을 갈랐던 일부 의원이 서류봉투로 상대의원의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의장 당선자의 명패를 본회의장에서 집어던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남동구의회는 요즘 의원들간 알력으로 상임위원장 등을 선출하지 못한 채 몸살을 앓고 있다.
계양구 의회도 지난달 29일 의장선출을 놓고 의원간 편가르기와 집단퇴장 등 파행을 거듭한 끝에 간신히 의장단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당 소속에 관계없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할 기초의원들마저 중앙의 패거리 정치를 닮아가는 것 같아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앞으론 이같은 의원들을 절대 뽑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song@kyeongin.com
민의 저버린 기초의회
입력 2000-07-04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0-07-04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