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중형 승용차 운전자들이 차량 뒤에 붙이는 자동차 배기량 표시를 과시욕에서 실제보다 높은 것으로 부착, 사건발생시 경찰의 차량수배에 어려움을 주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20일 인천지역 자동차용품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2천cc급과 2천500cc급, 3천cc급, 3천500cc급 등으로 나뉘는 중형 자동차 배기량을 높은 것으로 표시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자동차용품점 등지에서 정품은 4-5만원대, 비품은 1만2천원 대에 구입, 표시 숫자를 바꿔 달고 있다.

이 때문에 뺑소니 교통사고의 경우 차량 유류품으로 차종을 식별해 용의 차량을 수배할 때 경찰이 애를 먹기 일쑤다.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배기량이 다르게 표시되어 있다 보니 수사에 혼선을 빚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달 26일 뺑소니 사건을 접수한 인천남부경찰서 뺑소니 전담반 형사들은 이같은 허위 배기량 표시로 인해 피의자 검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 유류품 확인결과 용의차량이 2천cc급으로 나타났지만 인천시에 등록된 같은 차종 1천986대의 80% 이상이 배기량 표시를 부풀려 부착, 수사 대상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사건발생 6일이나 지나서야 피의자를 검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상당수 운전자들이 과시욕에서 배기량을 부풀려 표시하고 있다”며 “배기량 허위표시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宋炳援기자·song@kyeongin.com